[스포츠서울 | 부천=함상범 기자] 데뷔 24주년을 맞은 배우 손예진이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를 대표하는 얼굴로 선정됐다.

지난 2017년부터 한국 영화의 현재를 이끄는 동시대 대표 배우를 선정해 ‘배우 특별전’을 진행해 온 BIFAN은 전도연, 정우성, 김혜수, 설경구, 최민식에 이어 올해는 손예진을 선정했다.

손예진은 지난 5일 경기 부천시 현대백하점 중동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8회 BIFAN ‘독.보.적. 손예진’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특별전은 선배님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특별전을 해도 되는 배우인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나이를 많이 먹었더라.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특별전 배우로 선정된 것에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1년 MBC ‘맛있는 청혼’으로 연기자로 데뷔한 손예진은 숱한 히트작을 남겼다. 영화 ‘연애소설’(2002), ‘클래식’(2003),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4)에선 자신의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가련하고 슬픈 여주인공을 그렸다.

SBS ‘연애시대’(2006)부터 ‘아내가 결혼했다’(2008), ‘공범’(2014), ‘덕혜옹주’(2016), ‘비밀은 없다’ 등의 작품에서는 여배우들이 쉽사리 손대지 않았던 독특하고 강렬한 역할을 앞장서 맡았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이혼녀를 연기했고, 남편 2명을 만든 여인 역을 보여주기도 했다. 보여주지 않았던 숨은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이러한 손예진의 연기에 대해 모은영 BIFAN 프로그래머는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정형성을 탈피한 손예진은 21세기를 대표하는 배우였고, 매 작품 열연으로 깊이 있는 연기 세계를 이끌었다”면서 평가했다.

손예진은 “언제부턴가 배우라는 말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배우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20대 연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가 한정적이었다. 그 이미지로만 국한되고 싶지 않았다. 이전과 다른 캐릭터에 욕심을 냈다. 한계를 정하고 싶지 않았다. 자극적으로 새 캐릭터를 위해 몸부림쳤다고 하는데, 그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고 털어놨다.

지난 2022년 동료배우 현빈과 결혼한 손예진은 그해 11월 아들을 낳았다. 팬데믹이 심화 되면서 한국 미디어계가 주춤하는 사이 손예진 역시 잠시 활동을 멈췄다. BIFAN 배우 특별전을 시작으로 새로운 연기활동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손예진은 “2년동안 많은 일이 생기면서 제 배우 생활의 챕터1이 끝난 것 같다. 이제 챕터2로 들어가는 때에 저를 정리하고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돼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한계를 정하고 싶지 않다. 멋 모를 때 이혼녀, 싱글맘도 했고, 남편도 두 명을 가져봤다. 이제 그 역할을 한다 해도 다르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희, 한가인, 송혜교, 전지현 등과 더불어 2000년대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유독 연기 활동을 왕성히 한 손예진은 이른바 ‘리즈시절 레전드’ 영상이 더 주목받는다.

손예진은 “요즘 20대의 저를 보면 참 예쁘단 생각이 든다. 그때는 왜 예뻤던 걸 즐기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20대의 ‘리즈시절’을 갖고 있다. 이젠 나를 책임지는 얼굴을 갖고 싶다”며 웃었다.

손예진의 연기인생 1막이 100m 달리기였다면 2막은 오래 달리기가 될 전망이다. 그는 “작품마다 100m 달리기를 했다. 제 배우 인생을 더 길게 보고 싶다. 최대한 다양하게 연기하고, 여러분 곁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더 풍성하고 다채로워질 연기세계를 예고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