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경우 효과 미미

[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시즌 중 ‘코칭스태프 개편’. 과연 정말 효과가 있을까?

최근 두 달 사이에 프로야구 코칭스태프 개편 팀이 4개 팀이나 된다. SSG를 시작으로 KIA, 삼성, 두산이 사령탑은 그대로 있되 코치진 보직만 변경했다.

4개 구단 모두 코치진 보직 개편 이유를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코치진 개편은 긴 연패에 빠진 팀, 팀 성적이 하위권인 팀이 주로 단행하는 조치다. 일종의 ‘극약처방’인데, 당장 코치진을 새로 수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로 1군과 2군 코치의 자리를 맞바꾼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의 사례를 통해 ‘코칭스태프 개편’이 효과가 있었는지 알아봤다. 사례에 시즌 개막 전과 시즌 종료 후 코치진 개편과 시즌 중 감독이 바뀌며 해당 감독 사단이 함께 들어와 기존 코치진이 개편된 경우는 제외했다.

“분위기 쇄신” 차원의 시즌 중 코치진 개편의 지난 10년간 사례를 찾아봤다. 결과는 당혹스럽다. 눈에 띄는 반등을 보인 경우가 단 한 차례(2017년 두산)에 불과했다. 오히려 순위 하락이 일어나거나, 급하락을 이룬 팀(2023년 롯데)도 있다.

2017년 당시 김태형(현 롯데)감독이 이끌던 두산베어스는 시즌 14경기 만에 코칭 스태프를 보직 개편했다.

코치진 개편 덕분인지 두산은 후반기 승률 0.700을 찍으며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리그 1위 KIA와 우승경쟁을 했다.

일각에선 두산의 초반 부진이 개막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던 두산 소속 선수 8명의 부진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의 기적적인 반등이 코치진 개편 덕분인지 주축 선수의 컨디션 정상화 때문인진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시즌 극초반 두산의 코치진 보직 개편은 대성공이었다.

코치진 개편 이후 순위가 급락한 팀도 있다. 2023시즌 롯데자이언츠다.

롯데는 시즌 초반 리그 1위를 질주하다가 고꾸라졌다. 급하게 코치진 개편을 했지만, 하락세의 흐름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코치진 개편 2달 뒤 롯데를 이끌던 사령탑 래리 서튼 감독까지 사임하며 팀이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나머지 20개의 사례에선 팀 성적이 코치진 개편 후 크게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았다. 효과가 미미한 것이다.

미미한 효과는 이미 구단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의 코치진 보직 개편 이유는 2017년 두산을 이끌던 김태형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코치진 보직 개편 직후인 2017년 4월19일 본지 <두산 김태형 감독, 갑작스런 코칭스태프 개편 단행한 까닭은?>에 따르면, 김 감독은 “(보직 개편은)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한 건 아니다. 코치가 잘한다고 갑자기 공격이나 수비가 좋아지지도 않는다. 다만, 팀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고 이 시점에서 한 번 움직여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산은 다시 한번 7년 전 좋았던 기억을 꺼내본다. 두산 관계자는 23일 본지에 “전날 이뤄진 보직 개편은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남은 경기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