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SUV를 구매하려는 고객 입장에서 우선순위는 일단 현대·기아 등 국산차다. 가격·수리·AS를 고려하면 그렇다.

그리고 외국산 차로 눈을 돌리면, 아마 먼저 눈에 들어올 차는, 이 차가 아닐까 싶다. 가격대비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 때문이다. 바로 폭스바겐의 ‘티구안’이다.

이번 시승차는 4000만원 후반대 가격의 티구안 2.0 TDI 4M 모델이다. 전면부 인상은 일직선 그릴이 쭉 여러 줄 뻗어있어 안정적이면서도 단단해 보인다. 폭이 넓어 보이는 효과도 가져온다. 그릴과 조화로운 헤드라이트는 차량의 진행 방향에 맞춰 움직이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 방식이다.

후면부는 조금 심심한 모양새다. 단정한 외모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머플러가 보이지 않게 처리한 건, 디자인 점수를 올리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금방 식상할 모양새는 아니다. 1세대 모델에 비해 각진 외양으로 더 단단한 분위기를 풍긴다. 두고두고 지켜봐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다.

운전석에 앉아 음악을 틀어본다. 중저음이 묵직하게 깔리며 뮤지션의 고음을 돋보이게 한다. 운전하는 동안 귀를 피곤하게 만들지 않게 균형이 잡혀있다.

그리고 기본적인 안전장치와 편의장치는 장착되어 있다. 앞차와의 거리유리, 크루즈기능, 차로 유지, 원터치 주차, 보행자 모니터링, 전방추돌경고 등이다.

운전석에서 뒷좌석 너머까지 넓은 하늘을 만나게 하는 파노라마 선루프의 사이즈는 매우 인상적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경우, 전면 유리창이 아닌 별개로 설치된 세팅이라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시동을 걸어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왕복했다. 2.0 TDI 엔진의 순간 가속력은 전기차나 고출력 차량에 비해 민첩하지 않다.

반대로 생각하면 패밀리카로선 긍정적이다. 레이싱을 즐기는 운전자는 답답할 수도 있지만, 안전을 우선시하는 신중한 운전자에겐 여유 있게 주행하도록 이끈다.

국내 교차로에선 황색불이 들어오면 멈추지 않고 더 속력을 내는 경우가 있다. 반대편 차량과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이렇게 발행하는 사고가 빈번하다. 느긋하게 반응하는 티구안이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역설적 이유다.

그러나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오르자 달라진다. 기어 1~3단까진 예열하듯 서서히 기동하지만, 기어 레벨이 올라가자 차량의 성격이 달라진다. 가볍게 기동하며 가속한다. 7단에 이르자 130km 정도는 가볍게 치고 올라간다.

티구안 2.0 TDI 4M은 2.0TDI 엔진에 7단 DSG 변속기가 결합되어 최고출력 150마력과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실내에서 느끼는 엔진 소리는 귀에 거슬리기보단 차량의 운동성을 전하는 떨림으로 다가온다.

티구안 2.0TDI 모델의 복합연비는 15.6km/l(도심14.2km,고속17.6km/l)이고, 이번에 시승한 2.0TDI4M의 복합연비는 13.4km(도심12.3km,고속15.0k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