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전반전은 토트넘이 왜 EPL(프리미어리그) 높은 순위에서 경쟁하는지 보여줘.”

팀K리그(K리그 올스타)를 이끈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전 직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팀K리그는 전반 국내 선수가 선발진을 구성해 토트넘을 상대했는데 손흥민에게 2골을 내주며 0-3으로 밀렸다. 그러나 후반 외인이 중심이 돼 맹반격했다. 일류첸코(2골)와 오베르단이 득점포에 가담하면서 역시 후반 중반 선수를 대거 바꾼 토트넘을 압박했다. 박 감독은 토트넘에 3-4로 졌으나 “팬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다”고 웃었다.

다음은 박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더운 날씨에도 K리그 팬이 좋은 경기를 관전한 것 같아 기분 좋다. K리그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전반 토트넘 경기력은 세계 톱팀에 걸맞았다. 후반엔 여러분 보셨듯이 K리그의 용병이 굉장히 경쟁력 있다는 것을 보였다. 졌지만 좋은 경기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 팀K리그를 이끌면서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강원의 황문기다. 수비에서 압박 타이밍, 움직임 등 국내 선수 중 수비 반응면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게 (후반 들어) 공격으로 패스하는 데 자신감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후반에 외인 선수가 보인 경기력은 토트넘 선수와 유니폼이 바뀌었나 싶을 정도였다. 준비를 잘한 느낌이었. 일류첸코, 세징야, 안데르손이 굉장히 좋은 모습 보였다.

- 전반 11명 선발 요원을 후반에 모두 바꿨다. 더 뛰고 싶은 선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사실 계획은 전반 뛴 선수 중 3명은 후반 15분정도 더 뛰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전반 끝나고 나서 힘들다고 하더라. 안 뛰었으면 한다고 했다. 계획을 수정해서 후반 전체 교체했다.

- 토트넘과 계약한 양민혁에게 관심이 집중됐는데.

계약한지 얼마 안됐다. 첫 선을 보였는데 어린 나이고 이런 큰 경기에서 (당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건 쉽지 않다. 같은 팀이면 몰라도 다른 팀 선수와 급조된 팀이어서 굉장히 힘들어 보이더라. 그래도 순간순간 재치, 기술 등 나이를 고려하면 굉장히 발전할 선수다. 당장 오늘 경기로 평가할 게 아니다. K리그 경기하면서 내가 본 양민혁의 미래 경쟁력은 높다.

- 경계한 손흥민에게 전반 두 골을 내줬는데.

손흥민은 톱클래스 선수다. 순간순간 득점할 엄청난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다.

- K리거가 배웠으면 하는 점은.

기술도 기술이나 전술적으로 하프 스페이스로 빠져들어가는 능력, 공수 전환 등이다.

- 포항 소속 정재희가 후반 (교체로 들어가)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정재희는 아시다시피 공간이 있으면 스피드를 이용한 공간 침투력이 좋다. 정재희의 후반 경기력은 그가 왜 포항에서 활약하고, 우리 팀이 (순위에서) 위에 있는데 큰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볼 수 있었다.

- 토트넘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색채를 어떻게 봤나.

토트넘은 미드필드 수를 많이 두고 공격적으로 한다. 오늘 전반을 보면 선수 포지셔닝과 공격 전개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토트넘이 왜 EPL의 높은 위치에서 경쟁하는지 확인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