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100년 전통의 엘리트 체육의 산실 휘문중학교 농구부가 폐부 위기에 처했다.
스포츠서울 취재를 종합하면, 휘문중 농구부 대다수 학부모와 선수들은 ‘폐부’를 요청했다.
휘문중 농구부 현 인원은 총 19명(3학년 8명, 2학년 5명, 1학년 6명)으로 이 중 4명을 제외한 15명이 폐부에 찬성 의사를 보인 상태다.
폐부를 찬성한 학부모 A씨는 스포츠서울에 “지난달 20일과 23일 두 차례 학교 측에 폐부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폐부를 찬성한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지속된 농구부 감독 대기발령 조치와, 체육관 대관 문제로 농구부원들의 훈련 시간이 하루 2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선수들의 학습권·운동권이 침해받고 있다. 그런데 학교 측은 농구부에 관심이 하나도 없다. 이럴 바엔 폐부라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스포츠서울은 지난 6일 휘문중 농구부가 양구에서 열린 ‘2024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불참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휘문중은 농구부 감독 K의 대기발령 조치로 인해 선수들을 인솔할 추가 보호자를 요청했지만, 대회 전 기간을 인솔할 수 있는 보호자가 오지 않아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학부모와 선수들이 폐부를 요청한 것은 위의 이유 말고 징계를 피하기 위해서도 있다.
폐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면 농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아 1년 간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반면 농구부 폐부로 인한 전학은 징계가 없다. 이에 휘문중 대다수 농구부원 부모들은 폐부를 요청한 것이다.
1925년 창단돼 올해로 100년째를 맞이한 휘문중 농구부는 그간 수많은 농구스타를 배출했다. 그런 유서깊은 농구부가 뜻하지 않은 일로 폐부 위기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