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고물가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국내 백화점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스포츠 매장’이 매출 성장을 이끄는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백화점 3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각 백화점 스포츠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내외씩 증가했다.

이는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롯데백화점의 스포츠 매출은 각각 10%가량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이 1분기 1.4%, 2분기 0.7%에 각각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 기간 스포츠 매출 신장률은 확연히 높다.

월 매출 증가율은 지난달 5%로 다소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20%로 껑충 뛰었다.

신세계백화점의 1분기와 2분기 스포츠 매출 증가율도 11.6%와 11.9%로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신장률 7.0%와 2.1%보다 훨씬 높다.

전통적으로 백화점의 ‘효자’로 꼽히던 명품 매출 신장률도 1분기 10.1%와 2분기 7.8%로 스포츠 성과에 못 미친다.

현대백화점의 1·2분기 스포츠 매출 증가율도 10.4%와 8.8%로 전체 매출 증가율인 3.6%와 3.0%의 2.9배에 각각 이른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영패션과 함께 스포츠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포츠 상품군의 매출 호조는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처럼 매치해 입는 ‘블록코어’나 아웃도어(야외활동) 의류를 일상복으로 입는 ‘고프코어’ 트렌드가 하나의 패션 문화로 자리 잡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블록코어는 영국에서 남자를 지칭하는 속어인 ‘블록’(Blocke)과 평범한 멋을 지칭하는 단어 ‘놈코어’(normcore)가 합쳐진 단어를 뜻한다.

고프코어는 야외 활동을 할 때 체력 보충을 위해 먹는 견과류인 고프(Gorp)와 평범한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멋을 추구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일상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패션 스타일을 의미한다.

여기에 러닝(달리기), 테니스, 등산 등 운동이나 레저활동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는 점도 스포츠 상품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들은 신규 스포츠 브랜드 입점이나 매장 리모델링은 물론 인기 많은 제품 물량을 확보해 판매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테니스 열풍을 타고 대표 브랜드인 윌슨도 신세계백화점 전국 매장에 속속 신규 입점했다. 지난 2∼3월 대전점과 경기점, 센텀시티점, 강남점에 윌슨 매장이 문을 열며 화제가 됐다. 현대백화점도 이달에 목동점에 윌슨 매장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스포츠 상품군은 테니스 라켓이나 골프클럽, 고기능성 의류나 신발 등 목적이 뚜렷한 제품 비중이 높고 쇼핑 중 실제 구매로 이뤄지는 전환율이 높다”며 “고객들이 매장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고 체험 요소들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도 “스포츠와 레저 상품은 남녀노소 모두가 찾는 상품군이면서 20·30대 젊은 세대를 백화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주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