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참 오래 걸렸다. 심지어 신인 투수 황준서는 태어나기도 전이었다. 한화가 무려 2005년 6월6일 이후 처음으로 두산전 3연전 싹쓸이에 성공했다. 7020일 만의 스윕. 2005년 8월22일생 황준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일을 다시 해냈다.

한화는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류현진과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장진혁이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95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5안타 1사사구 4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8승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을 3.84로 낮췄다. 불펜 가용 자원이 충분치 못한 경기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며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실점 위기는 꾸준히 있었지만 힘과 기교를 섞으며 노련하게 마운드를 운영했다.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장진혁은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초반에는 상대 선발 조던 발라조빅의 포심 패스트볼에 애를 먹었는데 세 번째 타석인 6회초 결승타를 쳤다. 발라조빅의 스플리터를 공략해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마지막 타석인 8회초에는 절묘한 번트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한화는 류현진 뒤로 박상원을 투입했다. 박상원은 8회와 9회를 책임지며 승리를 완성했다. 2이닝 세이브로 빛나는 투구를 펼쳤다. 타선에서는 장진혁 외에 이도윤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유격수로서 수비에서도 단단한 모습을 보인 이도윤이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3연승을 달렸다. 시즌 전적 57승 60패 2무. 2018년 이후 6년 만의 가을야구로 향하는 페달을 밟고 있다.

선취점부터 한화가 냈다. 한화는 2회초 선두 타자 노시환이 2루타를 터뜨렸다. 김인환이 볼넷을 골라 1사 1, 2루. 이도윤이 발라조빅의 커브를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쳤다. 한화가 1-0으로 리드했다.

두산은 대포로 반격했다. 4회말 김재환이 류현진의 커브를 공략했다. 김재환의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경기는 1-1 동점이 됐다.

팽팽한 흐름에서 한화가 다시 리드했다. 한화는 6회초 페라자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1사 1루에서 장진혁이 발라조빅의 포크볼을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날렸다. 1루 주자 페라자가 홈을 밟으며 적시 2루타가 됐다. 한화가 2-1로 다시 앞섰다.

류현진은 7회까지 투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마지막 고비는 7회말이었다. 강승호에게 내야 안타. 김기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2사 1, 2루가 됐다. 두산은 대타 양의지를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류현진과 양의지의 맞대결. 양상문 투수 코치라 마운드에 올라와 류현진에게 이날 경기 마지막 승부임을 인지시켰다. 류현진은 양 코치의 한마디에 전력 투구로 응답했다. 포심 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 두 가지 구종만 구사하며 힘으로 맞섰다. 6구 몸쪽 컷패스트볼로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한화는 9회초 천금의 추가점을 올렸다. 김인환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리고 이도윤의 평범한 희생 플라이에 김재호가 에러를 범했다. 이원석도 볼넷으로 골라 1사 만루. 최재훈의 희생플라이로 3-1로 한화가 달아났다.

반면 두산은 선발 발라조빅이 6이닝 2실점했으나 패전 투수가 됐다. 타선도 점수를 뽑는 데 애를 먹었으나 수비가 더 문제였다. 이틀 연속 허무한 수비 실책을 범했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한화에 3연패를 당한 두산은 시즌 전적 62승 60패 2무가 됐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