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후기인상주의 화풍이 강한 그림 ‘트리에스테 항’이 20세기초를 강타한 천재화가 에곤 실레(1890-1918)의 그림이라고 상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실레는 인체의 비틀림 등 변형을 통해 인간의 욕망, 성욕, 질투, 불안 등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묘사한 화가로 유명하다.

트리에스테 항은 그가 17살 때 그림 그림이다. 청소년기의 그림이지만 표현력과 색채 묘사 등 프로화가를 능가하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화풍은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를 느끼게 하지만, ‘물결을 이루는 선’에서 미래의 실레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실레는 자신의 색깔, 개성이랄 수 있는 단순화한 선, 원초적인 색감, 불안한 인간의 모습 등으로 20세기 초 전쟁의 세대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실레는 생애 동안 커다란 인기와 관심을 받았지만, 28살이라는 나이로 요절했다. 원인은 당시 유럽대륙을 강타한 스페인 독감으로, 실레를 비롯해 극진한 사랑을 나눴던 아내 에디트와 자식들이 모두 희생됐다.

현대에 와서도 실레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그가 표현한 인간의 모습은 모든 인류가 갖고 있는 불안과 슬픔 그리고 좌절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