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오랫동안 사랑받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
경기도 양평의 전원주택 단지 ‘피노밸리’ 마을을 개발하고 있는 코드랩 성호건(34) 대표의 바람이다.
성 대표는 25살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학교 재학 시절에 이미 양평에 부동산 사무실을 개업했다. 등교하는 날은 서울에서 꼬마빌딩 중개를, 수업 없는 날에는 양평에서 땅과 전원주택을 중개했다. 평생 서울에 살아온 성 대표는 대체로 아파트 중개를 하는 공인중개사 혹은 서울권에 있고 싶어하는 청년들과 확실히 다른 행보를 가고 있어 이색적이다.
서울이 아닌 양평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성 대표는 “자의 반, 타의 반인 듯하다. 아버지께서 예전에 양평에 펜션을 운영하셔서 자연스럽게 양평에 녹아들었다. 또 왜 사람들이 부동산을 사고파는지 알고 싶었지만, 서울에 있는 사무실들 모두 주 6일 출근을 요구했다.
양평에 있는 중개사 사무실은 내가 학교 다니는 시간을 양해해줬다”면서 “초등학생 때부터 리조트 사업을 하는 것도 내 꿈이었다. 내가 살아온 서울 동네는 도봉구인데, 서울이지만 상당히 자연친화적이다. 어릴 때부터 자연과 어우러진 주거생활을 좋아한 것 같다. 이 부분들이 맞아떨어진 덕분”이라고 밝혔다.
중개업과 함께 개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성 대표는 “2015년에 공인중개사를 취득하고 2016년 2월부터 공인중개사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대학교 다닐 때부터인데 학교 가는 날은 주차가 어려운 서울에서 기동력을 확보하고자 학교에 스쿠터를 타고 가서 세워놓고, 수업이 끝나면 꼬마빌딩 중개를 했다. 수업 없는 날은 양평에서 땅이랑 전원주택 중개에 집중했다”면서 “기본적으로 아파트 보다는 땅이라는 공간에 관심이 많았다. 땅에 어떤 부가가치 있는 건축물 혹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가에 따라 환경에 영향을 덜 받고 능력에 맞게 가치를 창출하는 게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부동산 개발, 디벨로퍼에 관심이 컸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집을 2채 지어 팔아보는 것으로 시작해 지금은 ‘피노밸리’라는 양평 전원주택 단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노밸리’ 단지 역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성 대표의 콘텐츠다. 성 대표는 “내가 만든 부가가치라면,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한 이 마을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연구한 부분이다. ‘피노’는 프랑스어로 ‘소나무’라는 뜻이다. ‘밸리’는 ‘계곡’이라는 뜻인데, 딱 이 단지를 그대로 표현하는 모습”이라면서 “한국 이름으로도 ‘송현리’라는 동네로 오래된 가치 있는 소나무들이 정말 많은 동네다. 우리는 이 소나무들을 옮겨 심거나 토목공사 할 때도 비록 오래 걸리거나 공사가 어려울지라도 이 나무들을 피해가며 공사하고 있다. 즉, 입주 한 분들은 내 마당에 수천만원에서 1억에 가까운 가치 있는 소나무를 조경수로 갖게 된다”고 밝혔다.
전원단지이지만 교통 입지까지 꼼꼼하게 살핀 성 대표는 “피노밸리 현장에서 전철역이 전방 1.5㎞에 있다. 전원단지 치고 매우 드문 일이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동네 병원이나 마트, 학교, 식당, 편의점 등이 즐비하다. 피노밸리는 배달음식 주문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축구장과 러닝트랙, 농구장, 체육관까지 있는 지역 레포츠공원은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고, 파3골프장이나 양평 TPC도 차량 5분~ 10분 거리에 있다.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해 분석한 입지요소”라고 설명했다.
성 대표는 “보통 전원주택이나 그 땅을 조금만 찾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개발하는 분들은 효율성을 위주로 공사하기에 그 땅에 가치 있는 나무들을 그냥 밀어버리거나, 계단식으로 석축만 쌓아 땅을 평탄화하는데 급급하다. 그런 땅들은 그 공간만의 개성이 없고, 오랫동안 사랑받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피노밸리’는 이름을 들으면 그 마을을 딱 예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이름에 걸맞게 개발해 나가고 있다. 비록 당장의 수익성이 좀 떨어지고, 속도가 조금 느릴지라도 말이다. 덕분에 1차분양을 받아 입주하신 분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이제 막 2차분양을 시작했는데, 그들도 본인들의 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입주한 분들이 만족해 한다는 것, 직접 말하긴 조심스럽고 부끄럽지만 그것이 코드랩이 만들어낸 진짜 부가가치가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차별화된 디벨로퍼를 꿈꾸는 성 대표는 “우선 피노밸리를 잘 개발하고, 분양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그리고 이 업에 뛰어들었던 근본이 되는 코드랩 공인중개사를 더 전문적으로 차별성있고 신뢰있는 부동산 중개 사무실로 키워나가고 싶다. 공인중개사들의 전문성을 더 키워줄 수 있는 플랫폼 개발도 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개발(디벨로퍼)활동에 대해서는 공간 개발에 있어 직접 컨텐츠를 넣어 부가가치를 키울 수 있는 것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 활동 연장선에서 지난해부터 요식업에도 뛰어들어 ‘팔당칼제비 양평 더테라스점’을 창업했다. 양평에서도 인적이 드물었던 외지 축사에 지금은 사람들이 많게는 하루에 200명 넘게 오고 있다. 이렇게 부동산 관련된 여러가지를 시도하여 정말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부동산 공간들을 하나씩 만들어 가고 싶다. 언젠간 부동산했을 때 ‘재테크’나 ‘경제’와 연결한 교육이 아니라, 인문학과 연결된 부동산 교육을 하고 싶은 꿈도 있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