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새로운 공격 조합, 스타일을 실험할 기회다. ‘우강인 좌준호’면 아예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축구대표팀은 10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거치며 악재에 악재를 당하고 있다. 주장이자 팀 전력의 핵심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10일 요르단 원정에서는 황희찬(울버햄턴)과 엄지성(스완지 시티)이 쓰러졌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라크전 출전이 불가능해 소집 해제됐다.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이승우, 문선민(전북 현대)을 급하게 대체 발탁했지만, 기존 엔트리에 있던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요르단전에서 맹활약한 만큼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배준호가 들어가면 좌우에서 더 다채로운 패턴으로 공격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손흥민과 황희찬, 엄지성은 속도와 드리블에 장점이 있는 윙어들이다. 스피드를 앞세워 수비수를 따돌리고 안으로 접고 들어와 연계 플레이를 구사하거나 직접 슛하는 방식이 장점이다.
배준호는 다르다. 배준호는 공격형 미드필더, 섀도우 스트라이커 유형의 기술 좋은 플레이메이커에 가깝다. 공을 소유하고 영리하게 수비수를 따돌린 뒤 동료와의 2대1, 삼자 패스 등을 통해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재주가 있다.
굳이 분류하면 배준호는 손흥민, 황희찬보다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이강인은 현존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이다. 아직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배준호도 이강인과 유사하다. 테크닉이 좋고 지능적이며, 예측이 어려운 플레이를 구사한다. 배준호가 들어가면 좌우에서 화려하면서도 상대가 예상하고 방어하기 어려운, 창조적인 공격을 구사할 수 있다.
손흥민이나 황희찬이 복귀하면 배준호는 벤치 자원으로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북중미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배준호 같은 영건의 활용법을 찾는 것은 홍명보호에 꼭 필요한 일이다. 배준호는 아직 2부 리그 소속이지만, 지난여름에도 프리미어리그 팀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을 만큼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춘 자원이다. 2년 후면 어느 정도의 기량을 갖출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모르긴 몰라도 공격의 전 포지션에서 주전 경쟁을 할 만한 선수로 발전할 수도 있다. 부상자가 많을 때 배준호의 능력을 극대화할 만한 전술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13일 훈련을 앞두고 인터뷰에 자리한 배준호는 “강인이형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 같이 뛸 기회가 생겨 좋았다. 혹시 내가 도움이 된다면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겠다”라면서 “만약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