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들에게 모든 작품이 기회지만, 유독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싶은 욕망이 들끓을 때가 있다.

배우들의 유명세에 비해 감독의 이름값이 높은 작품에서 캐릭터의 색이 짙을 때 배우들은 그 어느 때보다 준비를 철저히 한다. 연상호 감독은 “가끔 배우들이 승부수를 걸 때가 있다”고 했다.

캐릭터가 강하거나 독특하면 배우들이 승부수를 걸 때가 있다는 것. 가끔 힘이 더 들어가기도 하지만, 배우들의 열정이 대체로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연결된다.

그런 가운데 ‘지옥2’를 앞두고 만난 연 감독은 “이번 작품은 모든 배우들이 승부수를 걸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3회까지 확인한 바 배우들은 모두 힘이 강했다. 그 에너지가 마치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듯 했다. 유아인을 대신해 정진수로 투입한 김성철과 부활한 박정자 역의 김신록, 화살촉 햇살반 선생으로 엄청난 분장쇼를 보이는 문근영, 시즌2부터 합류한 정무수석 역의 문소리, 혹독하게 살을 뺀 진희정 역의 이레, 딸의 변화에 괴로워하는 진경훈 역의 양익준까지, 모든 배우들은 힘이 들어가 있었다. 소도 민혜진 변호사 김현주만 유일하게 시즌1과 비슷한 톤으로 힘을 크게 들이지 않은 편이다.

연상호 감독은 “문근영은 분장도 자신이 더 아이디어를 냈다. 여배우로서 예뻐보이는 것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데 오롯이 좋은 연기를 펼치고자 하는 생각이 더 커 보였다”며 “김신록은 첫 장면부터 예상을 뒤엎는 캐릭터로 등장했다. 후반부에 막강한 힘을 펼친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철은 힘겨운 상황에서 투입됐음에도 자신만의 정진수를 만들었다. 임성재는 오랫동안 지켜 본 배우다. 문근영과 좋은 호흡으로 작품의 현실성을 부여했다”며 “문소리는 후반부에 엄청난 모습을 보여준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지옥2’ 이상의 작품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모두가 승부수를 건 덕분이다.

“모든 배우가 내 예상치를 벗어나는 지점에서 연기했어요. 이렇게 모두가 다 승부수를 건 작품은 처음이에요. 저도 다 내려놓고 연출했어요. 그래서 공개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관객 반응이 좋아서 안도했어요. 대부분 1~3회까지 못 보셨죠. 1~3회는 문근영과 임성재가 활약한다면, 4~6회 김성철, 김신록, 문소리가 활약할 겁니다. 다들 정말 훌륭해서 저는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을 아마 못 만들 것 같아요.”

삶과 죽음, 초자연적인 현상에 무기력한 인간, 여기서 벌어지는 폭력 등 철학적인 대목이 깊은 ‘지옥2’는 배우들의 연기도 충분히 만족감을 준다. 그 깊은 맛은 25일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