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타이베이=김동영 기자] “핑계 대고 싶지 않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마지막 호주전에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 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류중일 감독도 마찬가지다. 다음을 기약했다.

류중일 감독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B조 조별 라운드 최종전 호주와 경기에서 승리한 후 “오늘 마지막 경기 궂은 날씨에도 이겨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4강 진출은 실패했다. 야구팬들께 죄송하다. 대만까지 와서 응원해준 팬들께 너무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5-2로 승리했다. 김도영이 투런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을 쐈다. 마운드도 비교적 단단했다. 선발 고영표가 3.2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마지막 7~9회는 소형준-김서현-박영현이 올라와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고 끝냈다.

최종 성적 3승2패다. 아쉬운 탈락. 네 경기 치른 시점에서 일본이 4승으로 1위, 대만이 3승1패로 2위다. 나란히 도쿄 라운드 진출. 한국은 3승2패로 마쳤다. 대만이 최종전에서 패해도 3승2패 동률이 되고, 승자승에서 앞선다. 대만전 패배에 발목이 제대로 잡힌 셈이다.

전체적으로 선발이 썩 좋지 못했다.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타선도 마냥 나쁘지는 않았지만, 꼭 필요할 때 점수를 뽑는 힘은 조금 부족했다. 대신 젊은 선수들이 선전을 펼쳤다는 점은 반갑다. 특히 일본과 대등한 싸움을 했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선발 싸움에서 진 대회가 아닌가 싶다. WBC까지 15개월 정도 남았다. 그사이 잘 의논해야 한다. 여러 문제점을 하나하나씩 잡아가야 한다. 계속 지면 안 된다. 다음 대회는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잘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게임 이겨서 다행이다. 4강 진출은 실패했다. 우리 팬들에게 죄송하다. 멀리 대만까지 와서 응원해준 팬들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보완점이 많다고 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15개월 정도 남았다. 왜 국제대회에 나가서 계속 예선 탈락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도 하지 않나. 무엇이 문제였는지 파악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 차근차근 계산해서 WBC에서 꼭 본선 갈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도 이번 대회 생각보다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불펜도 그랬고, 타자들도 그렇다. 특히 김도영이 다 한 것 같다. 다른 선수들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어야 한다고 하지 않나. 부상 선수가 많았다고 하지만, 선수 핑계 대기는 싫다. 이번 대회 4강에 올라가지는 못했다. 그래도 우리 어린 선수들이 정말 장하다. 다음 대회도 건강하게 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