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울산HD가 어수선한 시간을 뒤로 하반기 안정을 되찾으며 K리그1 3연패 대업을 이루는 데 핵심 조연 노릇을 한 선수 중 한 명이 ‘고드리치’ 고승범(30)이다.

지난해까지 수원 삼성에서 뛰다가 올 시즌 울산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그는 특유의 폭넓은 활동량과 다부진 수비로 팀에 보탬이 됐다.

지난 여름 A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난 홍명보 감독에 이어 소방수로 투입된 김판곤 감독 체제에서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공격 지향적 수비’ 색채를 내놓는 김 감독은 부임 직후 울산 미드필더진의 적극적인 로테이션으로 가용 폭을 넓히고자 했다. 그런 가운데 고승범은 누구와 짝을 이뤄도 제 가치를 뽐내는 미드필더였다. 또 김 감독 체제에서 이전보다 공격 지역까지 올라와 팀이 우승에 골인하는 데 결정적인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포지션인 고승범은 골을 많이 넣는 선수가 아니지만 10월 이후로만 3골을 터뜨렸다. 특히 울산이 3연패를 차지하는 데 최대 승부처로 꼽힌 지난달 27일 포항 스틸러스와 35라운드 원정 경기(2-0 승)에서 선제 결승골을 책임졌다.

K리그 ‘월간 TSG’ 11월호에 따르면 고승범은 우승 경쟁이 치열했던 33~35라운드에만 총 39.13㎞를 뛰었다. 경기당 평균 13.04㎞다. 10월 최다 뛴 거리 1위에 올랐다. 2위에 오른 인천의 이명주가 35.14㎞로 경기당 평균 12㎞가 채 되지 않는다. 고승범이 얼마나 많이 뛰면서 팀에 혁혁한 공을 세웠는지 느끼게 한다.

고승범은 K리그 최고의 ‘박스 투 박스(자기 페널티박스부터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오가는 활동 영역)’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수원에서 2부 강등 아픔을 경험한 그는 울산에서 우승 멤버로 거듭나고 제 가치를 발휘하면서 축구 인생 전성기를 향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