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쿠알라룸푸르=김동영 기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지 않나.”

T1 ‘쏘닉’ 신명관 감독이 펍지(PUBG) 글로벌 챔피언십(PGC) 2024 우승에 도전한다. 1년 전 다나와에서 우승을 이끌었다. 개인 2연패를 노린다.

T1은 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트로피카나 가든스 몰 컨벤션 센터 경기장에서 PGC 2024 그랜드 파이널에 나선다. 총 16팀이 붙는다. 한국에서는 T1과 함께 광동이 출전한다.

올해 PGC는 선수들과 팬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서킷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총 세 번의 서킷 동안 높은 점수를 얻은 16개 팀이 그랜드 파이널에 오른다. T1은 7위로 올라왔다. 광동은 4위다.

T1 배틀그라운드 팀은 우여곡절이 제법 된다. 2018년 창단했다가 2021년 해체했다. 2024년 다시 팀을 꾸렸다. 그리고 PGC 2024 그랜드 파이널까지 왔다. 서킷1에서 초반 주춤하기는 했으나 이내 페이스를 찾았다. 강력한 교전 능력을 앞세워 파이널에 진출했다.

신명관 감독의 힘이 크다는 평가다. PGC 2023에서 다나와를 이끌고 정상에 섰다. 올시즌에는 다나와가 부진에 빠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PGC를 앞두고 T1을 맡았다. 일종의 임대다. 짧은 시간 팀을 바꿨다.

신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에 가장 신경 썼다. T1이라는 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그 부분을 보완하고자 했다.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현재까지 좋은 모습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운영이 아닌 교전에 방점을 찍었다. 정확히는 ‘잊고 있던 것’을 되살렸다. “국제대회에서 압박감을 많이 받았다. 잘하던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교전을 잘하려고 하다가 위축됐다. 안 되니까 운영으로 풀려고 했다. 강하지 않은 것을 하려고 하니 안 됐다”고 짚었다.

이어 “아직 팀 완성도는 낮다고 봐야 한다. 내가 처음부터 손을 댄 팀이 아니다. 그래도 최선의 성적을 내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짚었다. 많이 보완했다. 사실 스타일 변화는 없다. 자신 있게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사실 T1 합류 자체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나는 국내 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PGC에 오는 게 맞는지 고민 많이 했다. 실패했는데 위너만 갈 수 있는 자리에 운 좋게 왔다”고 운을 뗐다.

또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작년 우승팀 감독으로서 올해 다시 참여해 좋은 성적을 내면 기쁠 것이라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욕심이 가장 컸다. 실패한 것도 맞지만, 그 실패를 바꿔보려고 노력했다. 그게 이번 PGC다”고 힘줘 말했다.

목표는 우승이다. “팀원들과 서로 잘 믿고 오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랜드 파이널이 사흘간 열린다. 마지막까지 믿고 간다면 좋은 성적 나올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른 팀이 실수하면 우리가 우승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도록, 잘할 수 있도록, 본인 능력보다 더 많은 능력치를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작년에 고기 한 번 먹어봤다. 먹어 본 놈이 잘 안다”고 덧붙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