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K팝 팬에게는 익숙하겠지만, 문득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에 한국 가수들의 노래가 매주 보여서다. 1980~1990년대 전세계를 열광케하던 팝스타들의 위상을 K-팝 아티스트가 이어오고 있다는 건 크리스마 선물처럼 설레는 일이다.
모처럼 찾아본 빌보드 차트에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1위에 오른 것을 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이구나 싶다. 웸의 Last Chistmas도 3위에 랭크돼 ‘고전은 영원하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재미있는 건 25일(한국시간) 공개한 빌보드 핫 100에도 K-팝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술게임’ 열풍을 몰고온 로제의 아파트(APT)와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후(Who)가 22위와 47위에 올랐다.
아파트는 지난주보다 두 계단, 후는 네 계단 하락했다고는 하나, 빌보드 싱글차트 핫 50 이내에 계속 이름을 올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파트는 9주, 후는 22주 연속으로 차트인했으니, 크리스마스 시즌도 K팝 인기를 누르지 못하는 듯하다.
1958년 8월부터 시작한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은 음반 판매량과 라디오 방송횟수 등으로 집계한 대중음악 인기 순위다. ‘전설의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비틀스, 마이클 잭슨, 머라이어 캐리 등이 빌보드 싱글차트 1위 주요 기록을 보유했다.
2009년 원더걸스가 노바디(Nobody)로 76위에 차트인 했을 때는 ‘한국그룹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랐다. 2012년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무려 차트 2위로 두 달가량 머물렀다. 2020년 BTS가 다이너마이트로 1위에 오른 건 세계 음악 메인스트림이 한국으로 옮겨진 신호탄이기도 했다.
불과 4년 전 일이니, 80~90년대 팝을 동경하던 세대에게는 거짓말 같은 일일 수밖에 없다.
놀라움은 싱글뿐만 아니라 앨범차트에서도 생긴다. 스트레이 키즈의 새 앨범 합(合·HOP)은 1위로 차트인해 BTS와 함께 K팝 사상 최다 1위 타이기록(6회)을 수립했다. 아파트 열풍을 일으킨 로제의 로지(21위)와 트와이스의 스트래티지(56위) 등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25년을 끌어갈 K-팝 아티스트와 이들의 앨범을 제작하는 프로듀서, 작곡가, 실연자 등은 글로벌 스탠다드 지위를 지켜내느라 더욱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