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한국인에게 ‘냄비 근성’이라 할 일이 아니다. 영국도 다르지 않다. 더 심한 듯하다. 황희찬(29·울버햄튼) 나가라고 난리다.

울버햄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과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날 황희찬은 선발 출전했다.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전반만 소화하고 빠졌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평점 5.9점을 부여했다. 필드 플레이어 중에는 주앙 고메즈와 함께 팀 내 최저 평점이다.

유독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공격수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 곤살루 게드스의 평점도 6.1점이다. 어마어마한 격차가 아니다. 팀이 크게 졌으니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다.

유독 황희찬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 울버햄튼 지역 매체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이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최악의 경기력이다. 울버햄튼이 대가를 치렀다”고 적었다.

팬들도 분노를 표했다. 황희찬을 빨리 팔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안 팔고 뭐했나’고 한다. ‘황희찬이 있으면 팀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있다.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이 분노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황희찬이 올시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즌 18경기 출전이 전부다. 리그에서는 15경기 나서 2골을 넣었다.

전임 게리 오닐 감독이 황희찬을 외면하면서 출전 자체가 쉽지 않았다. 새로이 페레이라 감독이 오면서 기회를 얻었다. 지난달에는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페이스가 좋았다.

잘하니 당연히 팬들도 좋아했다. 다시 부진하니 화가 들끓는 듯하다. 황희찬‘만’ 못한 것도 아니다. 팬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과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2023~2024시즌 리그 29경기에서 12골 3어시스트를 올렸다. 이와 비교하면 올시즌은 확실히 부족하다. 지난달 기세를 올렸는데, 이어가지 못한다.

결국 황희찬이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숙명’이다. 팬이 나가라고 한다고 나갈 이유는 없다. 그럴 상황도 아니다. 1월 이적시장이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징후는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