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총체적 난국이다. 6회까지 참고 봤건만 어디 하나 애정 붙이고 볼 구석이 없다. 로맨스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우주에서 실험하는 세포 배양 이야기를 보고 왜 감동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전 제작 시스템이 없던 과거였다면 조기 종영을 면키 어려웠을 것이다.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이야기다.

시청률이 바닥(5회 1.8%)이다. 제작비가 무려 500억 원이다. 이 돈 다 어디다 갖다 썼나 싶다. 공효진, 이민호, 오정세, 김주헌, 이엘, 김응수, 전수경, 최정원, 정영주 등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데도 이렇게 화제가 안 된다.

돈을 다 갖다 쓴 우주선 안 유영 씬이나 거대한 관제센터 세트장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대기업 회장의 대를 잇기 위해 공룡(이민호 분)이 우주에 나가 인공수정 실험을 한다는 것부터 순혈주의 구시대적 발상이다.

최근 드라마-영화 트렌드는 가족 재구성이 화두다. 김윤석의 영화 ‘대가족’이 보여준 입양아와 불교적 스토리의 접목이나 배두나의 쿠팡플레이 드라마 ‘가족계획’이 특수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가족을 구성해 악당을 해치우는 블랙코미디와도 한참 결이 다르다.

스토리가 문제다. 회장님 재룡(김응수 분)의 강제 결혼 전략이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공룡과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지은(한지은 분)에게 화를 내고, 강수(오정세 분)와의 결혼을 강요하는 것 역시 시대적 흐름과 맞지 않다. 인공수정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우주정거장을 가미한 외피를 씌워 새로운 로맨스를 제시하겠다는 의도는 거창한데, 어떤 감동도 전달하질 못한다.

6회에서 공효진이 난데없이 “섹스할까요 이제?”라고 하는 장면에서 기함을 금치 못한다. 숫쥐가 암쥐를 유혹하는 소리를 들려준다. 서로 혐오관계 빠진 이브킴과 공룡이 사랑으로 빠져드는 장면이다. 둘의 미래를 암시하는 동시에 쥐의 교미를 묘사한 중의적인 대사지만, 이를 보고 웃거나 몰입할 시청자가 몇이나 될까 싶다. 핑크빛 가득한 조명까지 그 의도가 너무 명확해서 아찔할 정도다.

싼띠아고 곤잘레스 가르시아 역을 맡은 알렉스 하프너는 왜 등장시켰는지 싶다. 해외 판매를 염두에 두고 영어를 섞어 써야 해서 넣은 것만 같다. 등장할 때마다 극 중에서 흐름만 뚝뚝 끊긴다. 배우들이 이만큼 영어를 잘한다는 걸 보여주려 했나 싶다. 영어 대사 한마디 없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왜 글로벌 히트를 했는지 상기해 보라. 이런 배우 구성과 영어 대사가 왜 시대적 트렌드에 떨어지는지는 명확하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