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김동영 기자] “우리 선발투수 될 선수니까.”
한화 ‘전체 1순위’ 황준서(20)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졌다. 아쉬울 법하다. 그러나 김경문(67) 감독은 길게 본다. 선발 한 자리 차지할 투수라 했다. 불펜 활용도 없다. 선발로 준비한다.
한화 선수단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로 출국했다. 1차 스프링캠프다. 2월19일 일시 귀국하고, 2월21일 일본 오키나와로 2차 캠프를 떠난다.
명단에 빠진 선수들이 있다. 눈길이 가는 쪽은 황준서다. 류현진과 함께 오키나와 미니캠프를 다녀오는 등 열심히 준비했다. 정작 1군 캠프는 함께하지 못한다.
출국 전 만난 김경문 감독은 “본인에게 아픔일 수 있다. 좀 더 자기를 계발하는 시간, 몸을 만드는 시간을 줬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2024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 한화도, 팬들도 큰 기대를 걸었다. 프로 첫 시즌이 녹록지 않았다. 36경기 72이닝, 2승8패1홀드, 평균자책점 5.38을 기록했다.
3월31일 KT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화려한 출발이다. 5월까지는 괜찮았다. 6월부터 부침을 겪고 말았다.
‘맛’을 봤으니 2025시즌 더 잘할 것이라 했다. 그런데 스프링캠프 명단에 빠졌다. 김경문 감독과 코치진 결정. 당장 1군 캠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봤다.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는 앞으로 한화의 정말 좋은 선발이 돼야 할 선수다. 시간을 좀 더 주려고 한다. 시즌 치르면서 분명 선발진에 부상이 나온다. 기회가 있다. (황)준서가 강하게 일어났으면 한다”고 짚었다.
불펜으로 쓰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지난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올해는 아니다. “준서는 불펜으로 쓰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후 “지금 (이)태양이까지 있어 불펜은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이민우 등 몇몇 선수들을 뺐다. 2군과 얘기하면서 좋은 선수 불러서 기용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선발 5명으로 한 시즌을 치르는 팀은 없다. 아무리 관리해도 부상은 생기기 마련이다. 아프지 않더라도 관리 차원에서 한 번씩 빼주기도 한다.
그래서 선발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황준서 또한 선발 자원이다. 1군 캠프를 가야 반드시 주전이 되는 것도 아니다. 2군에서 시작해 1군으로 올라오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게다가 황준서는 한화가 전략적으로 키우는 자원이다. 강속구를 뿌리는 왼손투수. 귀하고 또 귀하다. 언젠가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움켜쥘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먼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