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작은 ‘운명의 멜로’ 강세…말랑말랑한 동화같은 스토리에 ‘첨벙’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사랑하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짝사랑에는 약도 없다고 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사랑의 깊이는 얕아졌다는 반응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들은 자기애가 강해 짧게 만나고 헤어진다고 한다. 만난 일수를 10·50일·100일로 따지며 10·50·100원을 받던 레트로 감성은 사라진 지 오래다. 남녀 간 ‘연애’를 주제로 다룬 각종 소개팅 프로그램만 봐도 알 수 있다. 첫 만남에서 인물이나 직업 등에 과도하게 치우치거나, 헤어졌다 다시 만나도 소유욕에 이끌린 질투가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나라 분위기가 어수선한데다 감정까지 메마른 요즘, 잃어버린 로맨스를 찾기 위해 뮤지컬·영화·드라마를 찾는 이들이 눈에 띈다. 순간의 이끌림이 아닌 가슴 따뜻한 순애보를 찾아 공연장·영화관을 찾은 관객들로 북적인다. 한파를 녹이는 말랑말랑한 멜로물들이 특히 사랑받고 있는 이유다.
◇ 모습은 감춰도 마음은 항상 그 자리에, 뮤지컬 ‘시라노’
뮤지컬 ‘시라노’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남자의 이야기다.
커다란 코를 지닌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사랑하는 ‘록산’에게 솔직한 마음 한 번 고백해보지 못한 ‘시라노’. 그러나 그녀가 바라보는 이는 ‘크리스티앙’. 그를 대신해 사랑의 언어를 담은 편지를 쓰고, 목숨이 위태로운 전쟁터에서도 매일 편지를 보낸다. 죽는 순간까지 ‘록산’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처럼 ‘주간 소식통’을 전하고 그녀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시라노’ 역 조형균·최재림·고은성의 실사판 연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공연은 2월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 가질 수 없다면 죽어서라도 일편단심, 뮤지컬 ‘베르테르’
뮤지컬 ‘베르테르’는 엇갈린 타이밍으로 사랑을 잃은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롯데’를 만나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 ‘베르테르’. 그러나 그녀에겐 이미 결혼을 약속한 상대가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판단한 ‘베르테르’는 ‘롯데’를 잊기 위해 떠나지만, 긴 여행 끝에도 그냐를 잊지 못해 곁으로 돌아온다. 현실에 마주한 사랑에 괴로워하던 ‘베르테르’는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그의 빈자리는 ‘베르테르’를 사랑했던 이들의 해바라기로 채워진다.
엄기준·양요섭(하이라이트)·김민석(멜로망스)이 연기하는 ‘베르테르’의 애절한 사랑 노래를 듣기 위한 소녀 감성의 관객들로 디큐브 링크아트센터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3월16일까지 공연한다.
◇ 너와 나의 시간을 이어 준 연주곡 ‘시크릿’,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007년 개봉 당시 대만 영화의 부흥을 알린 명작을 리메이크했다. 2025년 도경수(EXO)와 원진아의 동화 같은 색깔을 입힌 K-영화로 재탄생한다.
음대생 ‘유준’은 신비로운 피아노 선율에 이끌려 도착한 연습실에서 ‘정아’와 마주친다. 운명처럼 끌린 두 남녀의 풋풋하고 달콤한 첫사랑이 펼쳐진다. 사랑하는 너를 만나러 가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건너는 ‘유준’과 ‘정아’의 순수한 사랑이 마법과 같은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실시간 예매율 3위에 올라있다.
◇ 우여곡절 첫사랑 리모델링 로맨스,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
지난 10일 첫 방송한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는 시골 모텔을 배경으로 모텔에서 태어나 모텔에서 자란 여자 주인공(이세영)이 첫사랑(나인우)과 재회하며 겪는 우여곡절 러브스토리다.
꼬꼬맹이 아홉살 시절 첫사랑 커플 ‘지강희’와 ‘천연수’. 도망치듯 떠난 고향을 떠났던 ‘강희’가 12년 만에 돌아온다. 그녀가 떠나버린 후 10년 넘게 그리워했던 ‘연수’와 다시 만나 애틋한 사랑을 이어간다. 23년의 서사를 쌓아 올린 첫사랑과의 로맨스가 펼쳐진다.
‘모텔 캘리포니아’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9시 50분 MBC에서 12부작으로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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