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를 가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료들의 메신저 대화가 공개됐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달 31일 유족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유족은 방송에서 “친구들에게도 ‘직장 생활이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고 토로했고, 정신과를 10군데를 다니며 약 처방을 받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유족은 “처음으로 극단 선택을 했던 때 새벽 2시에 전화가 왔다, 가양대교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는데 지나가는 할머니가 머리채를 붙잡아 끌어내려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해 보호 중이라고 하더라. 직장을 힘들어했다. 등뼈가 부러질 것같이 아프고 창자가 다 끊어질 것처럼 사는 것이 고통스러워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니, 오요안나가 방송해야 한다고, 광고도 계약해 놓아서 찍어야 한다, 안 죽는다고 홧김에 해본 거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는 동료들이 고인을 험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신저 대화창도 공개됐다. 해당 대화방에는 원래 오요안나도 있었지만 오요안나는 이 방을 나갔다.
이후 오요안나에 대한 인신공격성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창에는 한 기상캐스터가 오요안나에 대해 “완전 미친X이다, 몸에서 냄새난다”, “연진이(‘더 글로리’ 속 등장인물)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해, 우리가 피해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족은 또 “자기들끼리 만든 단톡방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싸가지 없는 X들 옷 조심해서 입으라고 했는데도 안 듣는다, 걔들은 후배 취급하지 말자’ ‘아침 방송 와서 술 냄새나고 씻지도 않고 와서’ 등의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또 “오요안나가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고 난 뒤 도화선이 돼 모두의 질시를 받는 대상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2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런 비보는 지난해 12월 10일에서야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올해 1월 27일 한 매체가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오요안나씨의 유서 내용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MBC는 1월 31일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