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일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2010년생) 중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18%가 K팝 팬이다.”

K팝은 이미 거대 산업군으로 분류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팝의 세계적 성공에 발맞춰 K푸드를 비롯한 이른바 ‘K-컬처’의 세계화를 위해 적지 않은 예산과 정책 지원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안무저작권 보호 방안 발표회’를 열고 K팝의 필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춤을 보호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K팝의 산업적 가치를 체감할 만한 흥미로운 데이터가 발표돼 관심을 끈다.

미국 음악과 엔터테인먼트 분석업체인 루미네이트는 2일(한국시간) ‘루미네이트 수출 파워스코어’를 공개했는데, 한국인 4위에 올랐다. 음악 수출분야에서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출 파워 스코어’는 루미네이트가 지난달 도입한 항목으로 음악 수출 분야에서 특정 국가가 가진 영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국가별 최다 스트리밍 아티스트 순위와 특정 국가로부터 음악을 수입하는 국가 수, 음악 수입국의 스트리밍규모, 해외 청취자를 보유한 아티스트 숫자 등으로 지표를 산정한다.

루미네이트는 “해외 시장에 진출한 아티스트 수가 많고 좋은 성과를 내는 아티스트가 있는, 세계 음악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가에 진출한 아티스트를 보유한 곳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K팝을 주로 수입하는 국가는 일본과 대만, 인도네이사 등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일본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아티스트 톱50에 아티스트는 9팀이 포함됐다.

대만에서는 네 팀이 톱10에, 인도네시아에서는 세 팀이 톱50위 이내엥 이름을 올렸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총 12개국에서 스트리밍 상위 50위에 포함됐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K팝이 차지하는 위상을 알 수 있는 분석이다.

루미네이트는 “일본 내 K팝 청취자는 일주일에 평균 37.3시간 음악을 듣는다. 일본 평균 음악 청취시간보다 6.5시간 많은 것”이라며 “일본의 K팝 팬들은 장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듣는다”고 소개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성과로 세계 음악 수출 4위에 오른 K팝은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법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스트레이 키즈나 로제 등이 빌보드 핫100 상위권과 앨범차트 수위를 차지했지만, 스트리밍 시장에서 선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미국 스트리밍 톱100에는 한국 아티스트가 포함되지 않았다. 음반판매량으로는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 소비방식인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살짝 뒤처지고 있다는 뜻이다.

높은 팬덤을 등에 업고 성장한 K팝 특성상 소위 마니아층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관측이다. 앨범판매는 팬덤으로 성과를 낼 수 있지만, 대중성은 시대 특성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경쟁력을 담보해야 한다.

K팝이 팬덤을 넘어 글로벌 대중성을 확보하려면, 스트리밍 사이트뿐만 아니라 SNS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소비돼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집계를 살펴보면 K팝은 2023년 사상 처음으로 해외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11조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2027년까지 K-콘텐츠 수출규모 목표를 36조원(250억달러)으로 잡았다. 미국과 유럽의 스트리밍 시장 공략에 성패가 달려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