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이제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이라는 단어는 ‘옛것’으로 여기는 시대다. OTT(Over the Top media service)가 영상 콘텐츠 주요 소비 도구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안방 시청자’ 개념도 흐려졌다. 스마트폰 등 이른바 ‘손안의 TV’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어서다.

국내에도 글로벌 OTT 플랫폼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가 서비스되고 있다.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도 ‘유저들을 락인(Lock-in)’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OTT를 빼놓고는 영상 콘텐츠를 얘기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를 발간했는데, TV수상기로 주 5일 이상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69.1%였는데, 스마트폰을 활용한다는 응답자는 92.2%에 달했다. 매체 중요도에서도 스마트폰이 75.3% 지지를 받은 반면 TV는 22.6%에 그쳤다. 유튜브를 포함한 영상 스트리밍이 대세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재미있는 점은 40대 이상 연령에서는 TV 이용률이 높다는 점이다. 영상 콘텐츠 시청 패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10대를 포함한 이른바 2030세대는 ‘숏폼’을 즐겨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으로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주요 콘텐츠로 ‘숏폼’을 꼽은 응답자가 41.8%였다. 이들은 OTT 유형에서도 70.7%가 ‘숏폼을 본다’고 응답했다. 짧은 시간 내 강렬한 몰입감을 주는 숏폼 콘텐츠는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콘텐츠 시청의 ‘뉴노멀’이 됐다.

그런데 넷플릭스나 티빙, 웨이브 등은 최근 일명 ‘명작 다시보기’ 서비스를 앞다투어 론칭하고 있다. 넷플릭스에는 1995년 방영된 모래시계가 스트리밍 중이고, 웨이브에서도 ‘여명의 눈동자’ ‘내일은 사랑’ 등의 드라마를 볼 수 있다. 티빙은 최근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 선정작’ 20편을 스트리밍하고 있다.

‘명작 다시보기’는 예상외로 4050세대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는데, 향후 야인시대나 올인 등을 스트리밍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락인 효과’를 강화하려면 특정 세대만 공략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의 발현으로 풀이된다.

세대별 영상 콘텐츠 소비패턴이 극명히 갈리는 게 OTT 플랫폼의 위기 탈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뉴트로 열풍을 타고 ‘LP붐’이 인 것처럼, ‘옛것’으로 치부되던 ‘브라운관 감성’이 새로운 형태의 ‘뉴트로’로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