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멜버른=김민규 기자] “1번 타자 꼭 제자리로 만들겠습니다.”

적응은 끝났다. “완전히 독수리가 됐다”고 했다. 한화 FA ‘이적생’ 심우준(30) 얘기다. 새 임무를 부여받았다. ‘리드오프’를 준비하고 있다. 실패도 경험했다. 그래서 부담감이 더 크다. 심우준은 “열심히 잘하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한화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만난 심우준은 ‘1번 타자’ 임무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최근 2년간 한화는 뚜렷한 ‘1번 타자’를 찾지 못했다. 김태연, 문현빈, 이원석, 황영묵 등 후보들은 있었지만 주전 리드오프 기회를 잡진 못했다. 이번 캠프의 최대 과제 중 하나가 ‘리드오프’ 찾기다. 새로운 후보를 영입했다. FA로 영입한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다. 김경문 감독은 내심 심우준이 확실한 ‘1번’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심우준은 “감독님께서 임무를 주셨으니 ‘1번 타자’를 제자리로 만들 수 있도록 캠프 동안 잘 준비하겠다”며 “솔직히 1번은 힘든 자리다. 내가 최선을 다해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리드오프’에 욕심은 있다. 그런데 이전 팀에서 1번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부담이 커진 이유다. 그래도 9번 보다는 1번이 재밌다고 했다. 동갑내기 친구인 KIA 유격수 박찬호와 같은 마음이다.

심우준은 “솔직히 1번 타자가 재밌다. (박)찬호도 저랑 같은 마음이다. 경기 전 몸을 풀 때 만나면 항상 ‘9번 재미없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9번과 1번 모두 상위 타선으로 연결해야 하는 역할이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번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 실패를 한 경험이 있어서 부담은 된다”며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 야구를 편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부담감도 가지면서 더 열심히 하겠다. 1번에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내가 더 성장했다는 증거니깐 긍정적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수비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발도 빠르다. 도루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 지난해에는 7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제대 후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며 53경기에 나가 7도루에 그쳤다. 2020시즌에는 풀타임 출전해 35도루를 기록했다. 눈여겨 볼 점은 2020년 심우준의 출루율은 0.291에 그쳤다. 출루율을 3할 이상을 찍는다면 50도루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타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있다. 김 감독 주문사항도 명확하다. “컨택 위주로 라인 드라이브를 짧게 쳐라. 맞으면 라인 드라이브도 넘어간다”

심우준은 “수비에서 2루, 3루수와 투수들에게 신뢰를 주고 싶다. 타격에서는 살아나갈 수 있어야 한다. 타격 코치님과 얘기해서 컨택 위주로 훈련 하고 있다”며 “또 같은 타격조인 (채)은성이 형이랑 (안)치홍이형에게 잘 배우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