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커리어 첫 ‘클럽 우승 트로피’는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33)이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4강 2차전 리버풀과 원정 경기에서 0-4로 완패했다. 지난 홈 1차전에서1-0 신승하며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었던 토트넘은 끝내 뒤집기를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토트넘이 가장 최근 우승컵을 들어올린 건 17년 전인 2007~2008시즌 리그컵이다. 지난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해 10년째 뛰고 있는 손흥민은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음에도 우승컵을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번시즌 카라바오컵을 통해 꿈을 이루고자 했으나 좌절됐다.

토트넘은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1부 생존에 뜻을 둬야 하는 처지다. 그나마 우승을 보고 뛸 만한 건 FA컵이다. 토트넘은 10일 애스턴빌라과 FA컵 32강을 앞두고 있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는 16강에 진출해 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프’인 리버풀은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내달 16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아스널을 제압하고 올라온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우승을 겨룬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히샬리송, 데얀, 클루셉스키가 공격 삼각 편대를 이뤘다. 리버풀 역시 다윈 누녜스를 최전방에 둔 가운데 모하메드 살라, 도미닉 소보슬러이, 코디 학포를 2선에 두는 등 주력 요원을 내보내며 반격했다.

리버풀이 살라를 중심으로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토트넘은 허우적거렸다. 결국 전반 34분 살라가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찔러준 공을 학포가 선제골로 연결했다.

설상가상 토트넘은 전반 막판 히샬리송이 부상을 호소, 결국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수혈한 마티스 텔을 집어넣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 섰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후반 들어 오히려 리버풀이 추가골을 꽂아넣으며 달아났다. 후반 6분 토트넘 수문장 안토닌 킨스키가 누녜스의 돌파를 저지하려다가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살라가 키커로 나서 득점했다.

토트넘은 미드필더 루카스 베리발, 페드로 포로를 교체 투입하며 반격했다. 그러나 후반 30분 리버풀의 소보슬러이가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사실상 KO펀치를 날렸다.

손흥민은 2분 뒤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한 차례 슛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때렸다. 결국 리버풀은 후반 35분 버질 판다이크의 헤더골까지 터지며 웃었다.

토트넘은 이후 수비수 벤 데이비스 대신 공격수 마이키 무어를 투입하는 등 끝까지 사력을 다했지만 여의찮았다. ‘안필드의 악몽’으로 귀결됐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