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시드니=김민규 기자] “와~넘어갔어, 넘어갔다.”

갑작스런 폭우로 첫 ‘청백전’은 2회만에 끝이 났다. 그래도 강렬한 ‘한방’을 보여줬다. 두산 새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33) 얘기다. 비록 연습 경기였지만 케이브는 첫 타석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10일 호주 시드니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청백전’ 연습 경기. 계획대로라면 5회 경기였지만 폭우로 2회말 종료했다.

청팀은 정수빈(지명타자)-강승호(3루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김민석(좌익수)-김대한(우익수)-조수행(중견수)-박지훈(유격수)-오명진(2루수)-강현구(지명타자)-류현준(포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투수는 홍민규-박정수-윤태호-김호준-권휘 순이다.

이에 맞서 백팀은 이유찬(유격수)-전다민(중견수)-김재환(지명타자)-제이크 케이브(우익수)-임종성(3루수)-추재현(좌익수)-김동준(1루수)-여동건(2루수)-김기연(지명타자)-박준순(지명타자)-박민준(포수)이다. 투수는 김명신-박치국-최종인-박지호-김무빈이 각각 1이닝씩 등판 예정이었다.

이날 백팀 4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한 케이브는 2회말 첫 타석에 섰다. 상대는 오른손 사이드암 박정수였다. 초구를 지켜본 케이브는 2구째 시속 140㎞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팀의 첫 청백전에서 나온 비공식 첫 홈런이다.

이후 박정수는 임종성을 3루 땅볼, 추재현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김동준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야구장에 내린 비가 더욱 거세졌고, 그대로 경기는 종료 됐다.

홈런포를 쏘아올린 케이브는 “청백전이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거나 욕심을 내진 않았다. 홈런을 친 것보다 동료들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기뻐한 게 더 기분 좋다”며 “베이스를 돌 때 백팀 동료들은 물론 코치님들과 수비에 나선 야수들도 축하해줬다. 두산 합류 후 가장 좋은 점이 바로 그런 에너지다”고 힘줘 말했다.

왼손 타자 외야수 케이브는 지난시즌 메이저리그(ML)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풀타임 시즌을 뛰었다. 123경기 출전해 타율 0.251 7홈런 3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6을 기록했다. ‘거포’는 아니지만 강한 손목 힘과 빠른 배트 스피드가 강점인 중장거리형 타자다. 두산은 케이브의 합류로 김재환에 이어 왼손 주포에 더욱 힘이 생긴 셈.

케이브는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이 되고 싶다. 그리고 팀 동료들을 넘어 팬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팬들이 없다면 프로야구 선수라는 직업도 없다. 동료들과 함께 팬들을 기쁘게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