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아직 60~70%밖에 안 나왔다. 이제 시작이다.”

역사적인 K리그1 첫 경기에서 ‘대어’ 울산HD를 잡은 ‘승격팀’ FC안양의 유병훈 감독은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유 감독은 1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라운드 울산과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모따의 헤더 결승골로 1-0 신승한 뒤 역사적 승리에 감격해했다.

지난해 K리그2 우승을 차지, 창단 11년 만에 최상위 리그로 승격한 안양은 예상을 깨고 ‘대어’ 울산을 잡아내며 화끈한 1부 신고식을 펼쳤다. 초반 몰아친 뒤 울산 공세에 시달렸지만 높은 집중력의 수비를 펼친 뒤 계획대로 브라질 3총사(모따·마테우스·야고)의 합작품으로 한 방을 만들어냈다.

다음은 유병훈 감독과 일문일답

- 승리 소감은.

우선 멀리까지 많이 팬이 찾아주셔서 힘든 과정을 넘기고 승리할 수 있었다. 최대호 구단주를 비롯해 많은 분이 관심을 주셨다. (첫 경기를 앞두고)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중 실제 힘들었다. 지속해서 버텨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인내하면서 승리까지 얻게 돼 기쁘다.

- 초반 긴장한 느낌이 역력했다. 막판 울산 공세에 수비 집중력도 좋았는데.

선수도, 나도 긴장했다. 전반에 실점했으면 어려운 경기가 됐을 것이다. 밀렸지만 (전반 무실점으로)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긴장이 풀린 것 같다. 승리하려면 수비가 일단 중요하다. 상대에 찬스를 줄 수 있으나 블로킹을 끝까지 한다든지 커버링을 잘 했기에 막았다.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실점하지 않은 끈적함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K리그1 경험하니 어땠나.

아직 모르겠다. 이제 한 경기했다. 오늘은 선수들이 의지를 앞세워 이겼다고 본다. 아직 우리가 보여야 할 것에 60~70%밖에 안 나왔다. 이제 시작이다. 좀 더 적응하고 상대 잘 분석해서 계속 승리를 목표로 하겠다.

- 다음 (또다른 강호) 서울 원정인데.

당연히 승리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안 바뀌게 경계해야 한다. 지금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보다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회복하게 해서 다음 경기 잘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 오늘 승리 의미를 다시 되새기면?

FC안양의 정체성은 변하면 안 되는 것이다. 우리는 1부 리그에서 첫승했다. 그토록 팬과 선수들이 바라던 1부였기에 더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이런 걸 토대로 안양이 지금은 우승을 노리는 팀은 아니지만 좀 더 경쟁력을 갖춰서 2~3년 내엔 더 좋은 성적을 내는 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 경기 시작 전 원정 온 서포터석으로 다가가 코치들과 인시했는데.

워낙 많이 와주셨다. K리그1 첫 경기이기도 하니 인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