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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내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배우고 왔다.”
잘하고 싶은 간절함이 컸다. 연봉을 다 써서라도 해결책을 찾고 싶었다. 한화 이상규(29) 얘기다. 이상규는 비시즌 동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트레드 애슬래틱스’에서 한 달간 개인 훈련을 했다. 문제점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깝지 않다.
최근 호주 멜버른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상규는 “트레드 애슬래틱스는 미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유명한 곳이다”며 “내 문제점과 잘 안되는 부분을 정확히 알고 싶었다. 이곳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결책이 뭔지 배우고자 했다”고 미국행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트레이닝 비용에 숙박 등 체류비까지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달러화 환율까지 치솟으면서 그는 지난해 연봉(4400만원) 대부분을 쏟아부었다. 해결책은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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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는 “한 달간 미국에 있으면서 약 2800만원 정도 썼다. 배운 게 많아서 아깝지 않다”고 미소 지으며 “트레드에서 나의 잘못된 점과 부족한 점을 파악했다. 내 투구를 어떻게 디자인을 해야 하는지와 변화구에 대해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니더라도 감독님과 코치님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시더라. 특히 스위퍼를 배웠는데, 코치님들과 포수 형들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얘길 했다”며 “스위퍼 각이 많이 휜다. 새로운 구종을 장착해 만족스럽다. 연습경기, 시범경기 때 던지다 보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기술적인 부분만 배운 것은 또 아니다. 트레이닝 센터에서 함께 운동했던 메이저리그(ML) 선수들의 생활도 옆에서 보고 체득했다. 덕분에 시야도 넓어지고, 야구를 준비하는 과정과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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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는 “야구도 배웠지만 인생에 대해서도 배운 게 많다”며 “트레드에서 함께 있던 ML 선수들의 야구를 보는 시야와 대하는 태도,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들의 루틴과 생활을 보면서 내가 해온 야구를 돌아봤다. 내가 무엇이 부족했고,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지 깨달았다. 인생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간절했다. 2023시즌이 끝난 후 2차 드래프트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난해 21경기에 등판해 32이닝을 던지며 1승 4패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했다. 시즌 후반에는 선발로 나서 경험을 쌓았다. 올해 목표도 확실하다. 1군에서 시즌 끝까지 ‘생존’하는 것.
이상규는 “1군에서 시즌 끝까지 있을 수 있도록 잘해야 할 것 같다. 불펜에서 던진다면 적어도 70경기는 나가고 싶다”며 “사실 필승조 욕심도 있다. 포지션은 중요치 않다. 뭐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