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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막이 오르기 전부터 전쟁은 예고됐다. FC서울과 FC안양이 벌이는 이른바 ‘연고지 더비’.
안양은 서울의 전신 안양LG가 2003년 말 럭키금성 시절 연고지인 서울로 복귀를 선언한 이후 탄생했다. 연고지 프로팀을 잃은 것에 분노를 품은 안양 축구 팬이 중심이 돼 창단 운동을 벌였고 2013년 시민구단으로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지난해 K리그2 우승을 차지, 창단 12년 만에 1부 승격에 성공했다. 마침내 양 팀은 22일 오후 4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에서 역사적인 맞대결을 벌인다.
수장간의 신경전으로 이르게 달아올랐다. 지난 13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안양 유병훈 감독은 “안양의 창단 계기는 2004년 2월2일 안양LG가 연고지를 옮기면서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서울 김기동 감독은 “연고 이전이 아니고 복귀로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연고 이전이냐’, ‘연고 복귀냐’를 두고 팬간의 설전으로 이어졌다. K리그 전체 구성원의 관심이 쏠리게 된 이 경기는 티켓 오픈 1시간여 만에 2만 장 넘게 팔려나갔다. 킥오프 이틀 전인 22일 정오를 기준으로 3만2000장 이상 예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4만에 가까운 구름 관중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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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지난해 특급 스타 제시 린가드의 데뷔전 등 이슈를 양산하며 역대 K리그 홈 개막전 최다 관중인 5만1670명의 관중을 유치한 적이 있다. 당시만큼은 아니어도 이번 안양전 역시 불꽃 같은 열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 선수단은 연고 이슈를 살필 틈이 없다. 김 감독은 개막 전부터 “특정 팀(안양)에 포커스를 두기보다 모든 팀을 이긴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우리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안양과 라이벌 구도에 쏠리는 분위기를 경계했다. 무엇보다 지난 개막 라운드에서 안양은 ‘디펜딩 챔프’ 울산HD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반면 서울은 제주SK 원정에서 0-2 완패했다. 이번시즌 울산과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첫 경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 감독과 선수단은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으로 마무리 전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미디어 취재 요구 역시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다. 자칫 안양전 역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지난해처럼 초반 리드에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이 안양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반전 디딤돌을 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kyi084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