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목소리가 귀엽다. 쫑알쫑알 혀 짧은 목소리다. 사랑하는 사람한테나 보여주는 말투를 평소에 썼다. 겁이 많고 싸움은 잘 하지 못해 늘 뒤에 있지만, 용감하게 악인과 대치했다. 화제를 일으킨 티빙 ‘스터디 그룹’ 속 최희원(윤상정 분)이 그랬다.
최희원을 연기한 배우 윤상정의 실제 모습은 영 딴 사람이었다. 목소리는 아나운서 톤의 저음이다. 20대 어린 나이임에도 기품이 느껴졌다. 시트콤 감초 같은 최희원은 철저히 계산된 연기였다. 특히 다양한 연기적 기술이 많았다. 순간 순간 현실적으로 보이게 하는 감각이 살아있었다. 날고 기는 신예가 잔뜩 있었던 ‘스터디 그룹’에서 눈에 쏙 들어왔다.
윤상정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어떻게 연기하면 생명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늘 고민했다. 대뜸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복식호흡으로 말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오버하지 않고 앙상블을 만드는 과정에선, 주위를 살펴보면서 겹치지 않은 리액션을 택하려 했다”고 말했다.

‘스터디 그룹’ 내 다섯 명의 스터디 멤버 중 유일한 비전투 멤버다. 다른 친구들이 화려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데 반해 최희원만 뒤에서 리액션을 하는 입장이다.
“자칫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원작 웹툰도 많이 보지 않았어요. 혼자 연기할 땐 활자 그대로를 구축하려고 했어요. 반대로 주변 인물이 많을 땐 어떻게 하면 이 호흡을 더 잘 묘사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리더가 민현 오빠거든요. 리더가 좋으니까 다들 합이 잘 맞았어요.”
영특하다. 남들과 같은 길을 걷지 않았다. 대학교에서도 연극영화과 아닌 법학과를 택했다. 앞으로 연기자 생활을 할 땐 계약서를 많이 접할 것이라 판단하고 걸어간 길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법학도를 보면서, 현실 속 인간을 탐구했다.
“연기라는 학문 자체가 인간을 탐구하는 거잖아요. 저는 판례를 공부하면서 새롭게 얻은 지식이 많아요. 세상엔 희한한 일이 정말 많더라고요. 고등학교는 예술고등학교로 예체능계 친구들이 많았는데, 법학과는 확실히 달랐어요. 조금 딱딱한 면이 있긴 한데, 정말 치열하게 공부해요. 리스펙입니다. 과목 자체는 어려웠지만, 친구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경험이 많은 배우는 아니지만, 기술이 다양하다. 웃고 울고, 힘을 주고 뺀다. 순간 순간에 재치가 엿보인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사람을 읽고, 주위를 늘 관찰하면서 감각을 깨우는 훈련을 마다하지 않는다.
“독서모임은 두 팀이 있어요. 하나는 제가 팀장이에요. 책 읽고 다각도로 토론하는 걸 즐겨요. 그리고 늘 주위 사람들을 지켜봐요. 주변을 보고 돌아가는 걸 연구해서 연기의 자양분으로 만드려고 해요. 아르바이트도 그래서 많이 했어요. 독특한 분들이 많더라고요. 잘 배우고 익혀서 연기력을 더 늘릴 겁니다. 본업을 잘하는 게 MZ의 기본 아니겠어요?” intellybeast@sportssoe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