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은 정의, 파면은 시”…헌재 선고 지연에 ‘시인의 한 줄’이 울린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윤석열, 석 나가라, 열받는다.”
시가 곧 저항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을 포함한 국내 작가 414명이 26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들’이라는 이름으로 성명을 냈다. 작가 서효인 시인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성명은 불과 나흘 만에 수백 명의 문인들의 ‘한 줄’을 모아냈고,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이자 시민 저항의 목소리가 되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한강 작가의 한 줄이다.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습니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
소설가 은희경은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썼고, 과학소설가 김초엽은 “제발 빠른 파면을 촉구합니다. 진심 스트레스 받아서 이 한 줄도 못 쓰겠어요”라는 현실감 가득한 문장을 보탰다.
시인 성기완은 “한 줄이 아니라 만 줄이라도 쓰겠어”라며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즉각 파면”을 외쳤고, 김뉘연 시인은 “파면하라. 파면하라. 파면하라.”는 삼단 구성의 외침으로 목소리를 냈다.
문단 전체가 ‘헌재 선고 지연’에 대해 분노와 탄식을 표현하는 가운데, 문학은 더 이상 ‘관조의 언어’가 아니었다.
시인 김민정은 “그날 우리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던 그 사실만 있는 그대로 쓰는 일이다… 국민이 직시했으니 헌재는 즉시다”라고 쓰며 작가로서의 의무를 던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작가들의 선언을 언급하며, “한강 작가를 비롯한 작가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각계각층에서 신속한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는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말고 오늘 중으로 선고 기일을 지정해야 한다”며 “검찰은 윤석열 정권을 위해 정적을 제거하는 데 혈안이 돼 있었고, 이재명 대표는 그 희생양이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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