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서울가요대상’(Seoul Music Awards·SMA)은 가수들이 일생에 한 번 받기를 꼭 희망하는 가요 시상식 중 하나다. 그해 업적을 남겨도 더 큰 발자취를 남긴 가수가 대상의 영예를 가져간 일이 많았다. 특히 시상식 초기에는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는데, 치열한 경쟁 속 2년 연속 수상자들은 당대 뚜렷한 족적을 남긴 시대의 아이콘으로 볼 수 있었다.

첫 스타트는 서태지와 아이들이었다. ‘난 알아요’(1992)로 혜성같이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그해 신인상과 대상을 석권한 데 이어 이듬해 발표한 ‘하여가’(1993)로 다시 한번 정상을 차지했다. 당시 김건모, 신승훈, 김수희까지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받은 상이라 의미를 더했다.

특히 1993년은 김수희의 ‘애모’ 돌풍이 거셌다. KBS·MBC 지상파 방송사에서 가요대상을 동시 석권한 때였다.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이유가 내레이션으로 “김수희가 서태지를 이겼다”고 할 만큼 인상적인 한 해였다. 그러나 ‘서울가요대상’의 선택은 달랐다. 서태지와 아이들에게 2년 연속 대상에 수여했다. 시대를 호령한 ‘문화 대통령’ 서태지를 예견한 순간이었다.

이런 선택은 H.O.T.에 이르러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가요대상은 ‘위 아 더 퓨처’(1997), ‘빛’(1998)으로 1세대 아이돌 시대를 열어젖힌 H.O.T.를 택했다. 댄스그룹 열풍이 거셌던 시기 발라드 가수 조성모의 등장은 또 다른 돌풍의 핵이었다. 조성모는 ‘슬픈 영혼식’(1999) ‘아시나요’(2000)로 2회 연속 대상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2000년대 들어 주춤했던 연속 대상수상자는 소녀시대가 등장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지’(2009), 소녀시대 ‘오’(2010)로 연거푸 대상을 차지했다. 원더걸스가 ‘노바디’(2008)로 기세가 드높았을 무렵이었기에 소녀시대의 2년 연속 대상 수상은 걸그룹 바통을 넘겨받는 전환기를 의미하기도 했다.

엑소(EXO)는 2013년부터 4회 연속 서울가요대상을 받으며 보이그룹의 전성기 시대를 신고했다. ‘으르렁’(2013)을 필두로 ‘중독’ ‘콜 미 베이비’ ‘럭키 원’ 등이 한국을 넘어 한류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4회 연속 대상의 대기록을 다시 한번 쓴 건 BTS(방탄소년단)였다. ‘DNA’(2017)로 단숨에 대상을 거머쥔 BTS는 ‘페이크 러브’(2018) ‘작은 것들을 위한 시’(2019) ‘온’(2020) 등이 사랑을 받으며 한류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발판이 됐다. BTS는 2018~2019년 연속 빌보드 차트 1위라는 기록과 영국의 윔블리스타디움 공연을 비롯한 미주, 유럽 월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K-POP이 낳은 최고의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NCT가 유닛 그룹인 NCT 127(2021), NCT 드림(2022, 2023)으로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다국적 보이그룹 NCT가 ‘같지만 다른’ 유닛 활동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장르와 국경 제한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시대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한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