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우리 책임이 아닌데…”
꽃다운 청춘이 목숨을 잃었다. 야구장 나들이가 ‘마지막 외출’이 됐다. 창원NC파크 시설물 추락 사고 얘기다. 머리를 다친 20대 피해자는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안타까운 소식에 선수와 팬, 관계자가 깊은 애도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딱 두 곳, 창원NC파크 소유주인 창원시와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창원시설공단만 빼고 말이다.
지난달 29일 충격적인 구조물 추락 사고가 있었다. 4층 창문 밖에 붙어있던 루버가 추락했다. 아래에 있던 팬 3명을 덮쳤다.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1명은 머리에 맞았다. 수술까지 받았으나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다른 1명은 쇄골 골절상. 또 다른 1명은 다리에 외상을 입었다.
피해자와 유가족은 하늘이 무너졌다. 모든 야구팬이 슬픔을 나눈다. 그러나 창원시와 공단은 스탠스가 좀 다르다. ‘책임론’부터 꺼냈다. 시와 공단이 NC에 떠넘기려는 분위기다.
실제로 공단의 명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찾아갔을 때 관계자는 “루버(추락한 시설물)는 공단 점검 대상이 아니다”며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과나 위로는 없었다. ‘말 한마디’로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져야 했다.

끝이 아니다. 고인의 빈소가 있는 병원에서도 공단이나 창원시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다. NC만 전전긍긍이다. NC 관계자만이 장례식장 건물이 아닌 본관 로비에서 대기했다. 공단, 창원시는 이따금 NC 관계자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확인하는 정도로 보인다.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모양새다. 참담한 사고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이 두 기관은 ‘책임 회피’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든다.
사고 발생 다음 날, 창원시설공단 관계자가 본지와 통화에서 밝힌 충격적인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우리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묻지도 않았는데 ‘책임’부터 꺼냈다. 피해자 상태를 묻거나 걱정은 없었다. 오직 추락한 ‘루버’가 공단이 관리할 시설이 아니라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행태에 팬들도 분노했다. 전국에서 트럭 시위를 전개했다.
2일 시위 주최 측은 “지난달 29일 창원NC파크 외부에서 알루미늄 구조물이 추락해 관중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창원시, 창원시설공단은 무대응,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에 분노한 팬들은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며, KBO 본사 및 잠실·수원·대전·광주 등 주요 구장에서 창원시청과 창원시설공단을 대상으로 트럭 시위를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은 고인의 발인 날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애도하는 이 순간,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은 왜 책임론을 따지고 있을까. 무엇보다도 고인의 명복을 먼저 빌어야 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