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스리백은 나쁘지 않았다. 가능성을 봤다.”
FC안양 유병훈 감독은 지난시즌 K리그2(2부)에서 포백을 통해 ‘꽃봉오리 축구’를 구현했다. 승격에 성공한 유 감독은 올 시즌 동계 훈련 기간에 포백과 함께 스리백도 병행해 준비했다. 안양은 포백을 가동하며 5경기에서 2무3패로 선방했다.
그리고 유 감독은 지난 6라운드 전북 현대(0-1 패)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 감독은 “하프스페이스 수비를 미드필더들이 맡으면서 체력 부담이 컸다. 공격에서도 모따에게 쏠림 현상이 존재했다”고 스리백의 이유를 설명했다.
유 감독 말대로 안양은 주로 포백 앞에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운다. 수비 진영까지 깊숙이 내려와 포백을 보호한다. 김정현과 리영직이 이 역할을 맡는다. 다만 리영직은 동계 훈련 기간에 늦게 합류해 시즌 초반에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고 있다. 김정현이 붙박이 주전인 가운데 최규현과 한가람이 호흡을 맞췄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김정현에게 부담이 커졌다. 부상 이력이 있는 김정현의 체력 부담을 우려해서다. 최규현과 한가람도 K리그1은 처음인 데다 경험이 많지 않아 리스크가 존재한다.
또 안양은 모따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고 있다. 모따의 헤더를 노리거나 그가 상대 수비수를 끌고 나오면 생기는 공간을 활용했다. 상대도 이를 알고 모따를 향한 견제가 심해졌다. 시즌은 길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 감독이 스리백 카드를 꺼낸 것이다.
안양은 전북을 상대로 측면 공간을 내주지 않으며 효과적인 방어에 성공했다. 후반 8분 페널티킥 실점을 제외하면 안양은 전북에 위협적인 장면을 내주지 않았다. 양 측면 수비수 이태희와 강지훈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는데, 이를 토마스와 김영찬의 백업이 잘 이뤄졌다. 결국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안양의 스리백은 절반의 성공만 거뒀다.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유 감독은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강한 팀들을 상대로 계속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앞으로도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예고했다. 안양은 K리그1에서 유일하게 무승부 없이 2승4패를 기록 중이다. 결과는 만족스러울 수 없으나 경기력은 나쁘지 않다. 유 감독과 안양은 여러 변화와 시행착오를 통해 보완점을 개선, 발전해 나가고 있는 건 분명하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