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국제경쟁 본선 선정작 10편을 공개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은 장르의 구분 없이 감독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아시아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2개월간 공모를 받았으며, 86개국에서 662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예심 심사에는 파올라 부온템포(Paola BUONTEMPO), 손효정 선정위원과 문석, 문성경, 전진수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을 대표하여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다큐멘터리가 2년 연속 200편 넘게 출품됐는데, 그중에서도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사적 다큐멘터리’가 많았다는 점은 아무래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어려워진 제작환경이 아닐까 한다”며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된다”고 심사평의 운을 뗐다.

선정작 중 개인의 삶을 섬세하게 조명한 작품들이 있다. ‘시인의 마음’은 중국 출신 천더밍 감독의 다큐멘터리로, 시를 지으며 삶을 꾸려 가는 중국 시골 마을의 한 소년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았다.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우와가와 히카루 감독의 ‘율리시스’는 등장인물들의 삶 속 미세한 디테일을 조용히 관찰하고 음미하고 있으며, 조엘 알폰소 바르가스 감독의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다’는 뉴욕 브롱스의 도미니카계 미국인들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픽션과 논픽션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흥미로운 서술 방식을 보여주는 수헬 바네르지 감독의 ‘사이클 마헤시’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자전거를 타고 2000km를 달려 고향 마을로 갔던 한 청년의 이야기다. 데빈 시어스 감독의 캐나다 작품 ‘아기 천사’는 큰 체구를 지닌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프랑스 감독 앙투안 베스의 ‘비상’은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스케이트보드를 통해 우정을 나누는 한 소년과 아웃사이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자동차 내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미니멀한 스타일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눈길을 끄는 이자벨라 브루네커 감독의 데뷔작 ‘슈거랜드’는 그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페도르 오제로프의 마지막 노래’는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현재 폴란드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유리 세마시코 감독의 작품으로, 무거운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는 창조적 세대의 초상을 밝고 순수한 톤으로 그려냈다.

아르헨티나 감독 마르틴 사피아의 데뷔작인 ‘그리고 안개’는 한 남자가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려는 시도를 담아냈다. ‘저항의 기록’은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알바라도 호다르와 콘차 바르케로 아르테스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작품으로, 페르난도 루이스 바르가라 감독의 미완성 프로젝트 ‘로시오 Rocío’를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해석하면서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페르난도 루이스 바르가라 감독은 당시 스페인의 정치 상황 때문에 검열과 압수를 당하고 결국 포르투갈로 이주했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창작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한 모든 감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아준 작품들에 감사를 표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