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이 글로벌 음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신곡 발표와 월드투어 등 성공적인 솔로 활동이 기반이 됐다. 전문가들은 “제이홉만의 한층 넓어진 음악 스펙트럼과 뛰어난 작품성이 드러났다”며 “‘방탄소년단의 뉴 챕터’를 위한 중요한 받침대”라고 호평했다.

제이홉이 전역 후 발표한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feat. Miguel)와 ‘모나 리자(MONA LISA)’는 기존 ‘올드스쿨 힙합’ 중심의 음악 스펙트럼이 한층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제작진과의 협업 속에 제이홉이 곡 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색채를 확고히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선업 대중음악평론가는 “두 곡은 단순한 협업이 아닌, LA 현지의 송라이팅 캠프를 통해 탄생했다”며 “아티스트와 글로벌 창작자들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구체화하며 음악 세계를 확장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팝 R&B 장르인 ‘스위트 드림스’에는 그래미 후보에 오른 작곡가 숀 더글러스, 이스라엘 출신의 프로듀서 조니 골드스타인, 비욘세·마일리 사이러스 등 팝 슈퍼 스타들과 작업해온 테론 마키엘 토마스 등 글로벌 제작진이 참여했다.

외신들은 제이홉의 부드러운 래핑과 ‘포스트 프린스’라 불리는 PB R&B 스타 미구엘(Miguel)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몽환적인 그루브를 완성시켰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실제로 ‘스위트 드림스’는 발표 직후 미국 빌보드 메인 송차트 ‘핫 100’ 66위로 직행했다.

빌보드는 “‘스위트 드림스’는 장르를 넘나드는 제이홉의 음악적 여정을 이어가는 곡”이라며 “그의 예술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동시에 솔로 디스코그래피에 의미 있는 한 곡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그래미닷컴 역시 “올드스쿨 랩 스타일에서 벗어나 미구엘과 함께 감미로운 사랑 노래를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힙합 R&B 장르인 ‘모나 리자’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제이홉이 저변 확장을 시도한 곡이다. 매력적인 상대를 향한 찬가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작 ‘모나리자’에 빗대 유쾌하게 풀어냈다. 그루비한 리듬과 펑키한 코드 진행, 청량하고 톡톡 튀는 사운드의 조화가 돋보인다.

프로듀싱에는 저스틴 비버, 릴 나스 엑스, 리조, 더 키드 라로이, 샘 스미스 등의 곡을 작업한 블레이크 슬래트킨과 아리아나 그란데, 찰리 XCX, 트래비스 스캇 등과 협업한 노르웨이 DJ 캐시미어 캣이 참여했다. 이 곡은 빌보드 ‘핫100’(4월 5일 자) 65위에 올랐다.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는 56위로 데뷔했다.

전문가들은 두 곡에 대해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K팝의 저변을 넓혔다”며 “아티스트로서의 음악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황선업 평론가는 “두 곡 모두 글로벌 제작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방향의 시너지를 구현했다”며 “현지 음악 트렌드와 제이홉의 정체성이 맞물리는 과정이며, 결과적으로 아티스트의 창작 세계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장준환 대중음악평론가는 “‘댄스’와 ‘힙합’을 전면에 내세웠던 이전 제이홉의 음악이 강렬한 팝아트였다면, 전역 후 발표한 두 곡은 부드러운 감성을 섬세하게 덧칠한 수묵화에 가깝다”고 비유했다. 이어 “대중 친화적인 사운드와 훅, 그리고 특유의 그루비한 리듬감과 탄탄한 싱잉 랩이 어우러졌다”며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되, 자신만의 강점을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해석했다.

제이홉의 글로벌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북미와 남미를 아우르는 솔로 월드투어 ‘제이홉 투어 호프 온 더 스테이지(j-hope Tour HOPE ON THE STAGE)’가 순항 중이다.

특히 솔로 월드투어에서 제이홉은 음악 속에 담은 희망, 낙관, 열정의 메시지를 시각적인 퍼포먼스로 구현해냈다. 자신의 음악적 뿌리인 스트리트 댄스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앞서 프랑스 자선 행사 오프닝 무대 역시 성공적으로 소화한 제이홉은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도 입성했다.

이 밖에 ‘온 더 스트리트(on the street)’(with J. Cole)와 ‘엘브이 백(LV Bag)‘(feat. j-hope & Pharrell Williams)은 미국 매체 컴플렉스로부터 ‘역대 최고의 K팝·랩 콜라보레이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황선업 평론가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미 활발한 창작 기반의 서사를 구축하고 있으며, 독립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라며 “이는 ‘방탄소년단의 뉴 챕터’가 다각화된 영향력과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솔로 활동은 그룹 전체가 성숙하고 다변화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받침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준환 평론가 역시 “일부 멤버들이 군 복무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상은 여전히 ‘현역’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굵직한 해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이 일상이 된 지금, 방탄소년단이 쌓아온 음악적 신뢰가 얼마나 탄탄한지 보여준다”며 “지금은 좋은 음악을 꾸준히 발표하며 개별 브랜드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며, 이는 향후 완전체 활동에도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