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 기자] “이제 계속 이기겠다.”
분위기를 확실히 바꿨다. 개막 후 처음으로 연승을 달렸다. 시즌 초반 부상에 신음했다. 단단히 꼬였다. 그 꼬인 실타래가 풀릴 기미가 보인다. 에이스가 해줬고, 캡틴이 터졌다. 호랑이는 ‘슈퍼스타’가 없어도 강하다. KIA 얘기다.
KIA는 8일과 9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달아 이겼다. 5-4 승리, 3-1 승리다. 올시즌 첫 번째 연승을 일궜다. 위닝시리즈 확보는 덤이다. 늦었다면 많이 늦었다. 어쨌든 결과를 냈다는 점이 중요하다.
9일 경기가 상징적이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7이닝 1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묶었다. 시즌 2승째. 시즌 평균자책점이 0.36이다. 캡틴 나성범은 투런 홈런을 쐈다. 3월27일 키움전 이후 9경기 만에 손맛을 봤다.

경기 후 네일은 “김도영, 김선빈 등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이 그리운 것은 맞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좋은 선수가 많다. 이길 수 있는 팀이다. KBO리그 어느 팀이든 다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는 순간도 있었다. 대신 우리가 하나가 되면 분명 더 많이 이길 수 있다. 그런 팀이다. 각자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나성범 또한 “이기기 위해 모든 팀원들이 노력하고, 코치진 또한 노력하고 있다. 그런 마음이 컸기 때문에 경기에 더 집중했다. 시즌 초반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분위기 반전을 원했다. 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또한 “나도 장타보다 좋은 타구 생산을 생각했다. 출루하려는 마음이 컸다. 연승까지 갔다.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 더 많은 경기에서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개막전에서 김도영이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 세 번째 경기에서는 박찬호가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이범호 감독조차 “딱 세 경기 했는데 내야에서 둘이나 빠질 것이라 상상도 못 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후 김선빈까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 박찬호가 돌아왔지만, 여전히 구멍이 크다.
누가 됐든 메워야 한다. 그래도 KIA에는 좋은 타자들이 여전히 많다. 나성범이 중심을 잡는다. 베테랑 최형우도 있다. 이 감독은 “타점 생산이라면 팀에서 최형우가 가장 좋다”며 신뢰를 보인다.
선발진도 괜찮다. 에이스 네일이 팀을 이끈다. 아담 올러와 양현종도 최소한의 몫은 하고 있고, 5선발 김도현은 평균자책점 1.56으로 ‘대박’이다. 여기에 불펜 또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김도영-김선빈 부재는 분명 뼈아프다. 그러나 호랑이는 호랑이다. 어수선한 시간을 거쳐 어느 정도 살아나는 모습. 9위까지 내려간 순위도 다시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더 위를 향할 수 있다.
김선빈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도영은 14일 재검진을 받는다. ‘오케이’ 사인이 나오면 퓨처스 실전 투입이다. 그러면 금방 1군까지 올라올 수 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된다. 회복한 호랑이가 더 날카로운 발톱까지 장착한다. 나쁘지 않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