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시상식에서 상 받았을때 보다 연락이 더 많이왔다.”
해외 투어와 빌보드 1위, 국내외 시상식 단골 주인공인 방탄소년단(BTS) 진. 웬만한 무대에서는 더 이상 놀랄 일도 들뜰 일도 없을 터. 그런데 예능 한 편 출연한 뒤, 그에게 처음으로 연락이 폭주했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대환장 기안장’ Part 2 ‘절찬리 영업중’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진은 “‘대환장 기안장’은 전역 후 자청해서 한 첫 스케줄”이라고 운을뗐다.
이어 “시상식 가서 상 받아도 너덧명 연락을 해오는데, 기안장 공개 이후 10명 넘게 재밌게 봤다고 연락받았다. 이렇게 연락 많이 받은 게 생전 처음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인들은 ‘대환장 기안장’ 속 날것 그대로의 매력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대환장 기안장’ 속 인물들은 실수와 미숙함을 감추지 않는다. 벽에 못 하나 박는 것조차 어설프다. 가마솥을 다루는 손길은 서툴다.
그러나 바로 그 틈에서 진짜가 드러난다. 연출을 지우고, 관계를 만들고, 적응해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기안장 대환장’의 가장 큰 재미다.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인물들도 이 세계관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무려 BTS 멤버인 진의 합류다. 데뷔 이후 첫 고정 예능 출연이다. 화려한 아이돌 이미지 대신 땀에 젖은 셔츠를 입고 무거운 가마솥을 들었다.
진은 이 예능에서 기안84의 가장 든든한 파트너이자 현실적인 운영자 역할을 한다. 장난기 어린 첫인상과 달리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움직이며 ‘기안장’의 중심을 잡는다.
진은 “전역 전 알고리즘에 기안84가 계속 떴다. 그래서 인간적으로, 순수하게 궁금했다. 매체에서 보는거랑 실제로 보는게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궁금즘이 있었다. 실제로 보고 더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안84 형은 본인에게 다 열려있고, 관대하고, 자유로운데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배려하기 위해 굉장히 단호한 부분이 있더라”며 “이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말하는 걸 보면서 많이 놀랐고, 그런 배려가 매력인 거 같다”고 ‘실제로 본 기안84의 매력’을 공개했다.
그러나 ‘실물 영접’ 직후 찾아온 신기한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컨셉도 모르고 온 진은 첫날부터 손님을 받아야 했다. 기안84에게 품었던 환상은 곧 깨졌다.
진은 “컨셉을 모르고 갔는데 첫날부터 손님을 받아야한다고 하길래 우리 사장님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기안장은 세명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사이즈였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사장님이 별로 일을 안 했다. 그래서 촬영 당시 사장님이 조금 더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첫 촬영을 하면서 ‘사장님 밉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대환장 기안장’의 상식은 입구에서부터 무너진다. 암벽을 타야 들어설 수 있는 민박집, 출구는 미끄럼틀이다. 별관은 정글(?)같은 수풀을 헤치고 모노레일로 이동해 체크인해야 한다.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은 이렇게 기존 여행 예능의 공식을 스스로 지워냈다.
‘대환장 기안장’은 웃기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대신 웃음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터진다. 의도된 서사보다, 그저 살아가다 보니 만들어지는 이야기에서 웃음을 준다.
이 프로그램은 ‘기안84의 머릿속을 그대로 구현한 민박집’이라는 콘셉트에서 출발했다. 예능이 아니라 세계관이다. 디자인과 구조, 동선은 물론이고, 시청자에게 던지는 메시지까지 기안84의 손끝에서 나왔다.
진은 “앞으로 남은 에피소드도 기대해 달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한 자신감이 묻어난 표정 역시 이전까지 진에게서 볼 수 없던 장면이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