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 개최를 놓고 강원FC와 춘천시가 대립하고 있다.
강원의 김병지 대표이사는 17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시의 챔피언스리그 개최에 관한 의사 표명을 촉구했다.
강원은 2025~2026시즌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출전한다. 대회 개최를 위해 홈 경기장을 선정해야 하는데 애초에 활용할 계획이었던 강릉종합운동장은 공항과의 거리로 인해 불가능하다는 AFC의 답변을 받았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홈 경기장과 공항의 거리는 2시간, 150㎞ 이내여야 한다. 강릉의 경우 이 조건을 충족하는 공항이 근처에 없다. 원주의 경우 시설이 미비하기 때문에 유일한 대안으로 춘천시가 꼽힌다.
문제는 강원 구단과 춘천시의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입장 차이가 존재하는 가운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김 대표이사는 최대한 빠르게 일을 해결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어 춘천시의 개최를 촉구했다. 그는 “춘천시에 진정으로 개최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 춘천시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서 전해 들어야 했다. 춘천시와 협의 및 ACL 강원도 내 개최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며 “춘천에서 홈경기 개최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혀야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만약 불가하다면 구단에서 부득이 다음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명확하게 의사를 밝혀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이사는 “춘천시의 전제조건을 보면 홈 경기 개최를 원하는 것인지, 하지 않을 핑계를 찾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만약 춘천시의 ACL 개최 의사가 없다면 2026년 K리그1 개최 의지가 있는지도 구단에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며 다음시즌 홈 구장을 결정할 때 춘천시를 제외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춘천시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김 대표이사 기자회견 후 “실무협의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일방적인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을 전가했다”라며 “춘천시는 진정성 있는 협의 의사가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라고 맞섰다.
이어 “갑작스럽게 수억 원의 분담금을 요청한 것은 지방정부 입장에서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구단주로서 이 사안에 대한 중재와 조정의 책임 있는 역할을 즉각 수행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라고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공무원노동조합 춘천시지부는 “김병지 대표이사는 춘천시 공직자들이 비협조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는 2000명 춘천시 공직자들의 헌신과 노력을 외면한 발언”이라며 공식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춘천시가 입장을 밝히자 강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특히 “춘천시에서 지불하는 것이 불가하다면 개최 분담금까지 감당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라며 홈 경기를 개최할 때 발생하는 비용은 구단에서 책임질 수 있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