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최승섭기자] 이탈리아 밀라노의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가 12일(현지시간) 한국 출신 지휘자 정명훈(72)을 차기 음악감독으로 공식 선임했다.
정명훈은 현 음악감독 리카르도 샤이의 임기 종료 후인 2027년부터 라 스칼라 극장을 이끌 예정이다.
라 스칼라 극장은 1778년 개관 이래 최초로 비(非)이탈리아 국적 지휘자를 음악감독에 임명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정명훈은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부터 명예 지휘자로 위촉된 유일한 인물로, 이는 극장과 오케스트라가 그에게 쌓아온 깊은 신뢰와 예술적 공로를 인정한 결과다.
정명훈은 1989년부터 라 스칼라에서 9편의 오페라를 포함해 총 84회의 공연을 지휘했으며, 이탈리아뿐 아니라 베를린, 바르셀로나, 모스크바, 도쿄, 상하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라 스칼라 필하모닉과 함께 무대를 꾸몄다. 라 스칼라 극장은 그를 “예술성과 인간성 모두에서 깊은 신뢰를 쌓아온 인물”로 평가하며, “라 스칼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지휘자”라고 밝혔다.
정명훈은 부산콘서트하우스 음악감독, 부산오페라극장 음악감독, KBS교향악단 계관지휘자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과거 파리 오페라극장 음악감독,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로마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등을 역임했다. 그의 음악감독 임기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로 알려졌다.
라 스칼라 극장은 정명훈 선임에 대해 이사회 만장일치로 결정했으며, 이는 세계 오페라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의 저명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이번 인선을 ‘충격적’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선임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뿐 아니라 아시아 음악계 전체에 큰 의미를 지니며, 정명훈은 아시아인 최초로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에 오른 역사적인 인물이 됐다.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