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크보빵’을 생산하던 SPC삼립과 계약 종료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불매운동’을 불사한 팬심을 반영한 결과다.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KBO가 크보빵을 생산하던 SPC삼립과 계약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생산 중단 관련 협의가 있었고, 다른 프로젝트 진행 계획도 현재는 없는 상태다.

이로써 전국적으로 품귀현상을 빚었던 크보빵 생산 중단을 넘어, KBO와 SPC삼립이 협업한 제품은 더 이상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지난 5월19일 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작업하던 50대 직원이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 직원 A씨는 크림빵 냉각 컨베이어 벨트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극적인 사고다. 더욱이 이전에도 SPC 계열사 공장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이력이 있기에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KBO리그 팬들도 즉각 반응했다. 인기를 끌던 크보빵이 KBO와 SPC삼립의 협업으로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

KBO리그 팬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성명문을 냈다. 이후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트럭 시위까지 예고했다. 이에 KBO 관계자는 “인명 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내부 검토 중이다. 팬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5월29일 생산 중단이 발표됐다. SPC는 홈페이지를 통해 “KBO와 협의해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강화 활동과 신뢰 회복에 더 힘쓰겠다”고 공지했다. 이후 지난 1일부터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지난 3월20일 기대 속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를 제외한 9개구단 개성을 잘 나타내는 9종으로 출시됐다. 더욱이 빵과 함께 9개구단 대표 선수의 모습을 담은 탈부착스티커(띠부씰)을 동봉했다. KBO리그 팬의 ‘구매욕’을 제대로 자극했다.

예상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KBO리그 개막과 함께 달아오른 야구 열기 속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전국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인기였다. 41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비극적 사고가 발생했다. 팬들이 들고일어났다. 결국 생산 중단됐다. 더 나아가 계약 종료까지 이어질 상황. ‘팬심’을 생각한 KBO가 결단을 내린 모양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수차례 SPC삼립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