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광복절 당일, 경기도 한복판에서 일본 전통 복장을 입고 사무라이 결투와 기모노 콘테스트가 열린다.

국민 정서와 반하는 축제를 광복 80주년에 강행한다는 점에서 강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일본 테마마을 ‘니지모리 스튜디오’. 이곳은 과거 드라마 및 영화 세트장으로 조성된 공간을 일본 전통 문화를 테마로 한 상업시설로 운영 중이다.

해당 시설은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17일까지 ‘나츠마츠리 여름축제’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축제가 광복절 당일인 8월 15일에도 사무라이 결투 퍼포먼스와 기모노 콘테스트 등 일본 전통문화 행사들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점이다.

기모노 차림의 방문객, 일본식 가마인 미코시 행렬까지 더해져 마치 ‘일본 축제의 날’처럼 운영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자체가 일본 문화를 소개하는 축제를 여는 것 자체를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일제 식민 지배에서 해방된 날에 이런 행사를 열겠다는 건 국민 감정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서 교수는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라는 매우 상징적인 해”라며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축제가 한때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공식 여행 홍보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에도 소개됐던 것으로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이후 관련 게시물은 삭제됐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기관의 역사 인식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니지모리 스튜디오’ 측은 해당 축제에 대한 입장과 행사 강행 배경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광복절에 사무라이?” “정신 차려야 한다”는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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