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독일 태생’ 옌스 카스트로프(22·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소속 축구협회를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KFA)로 바꾸면서 ‘홍명보호’ 입성이 가시화하고 있다.

12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소속 협회 변경 플랫폼에 따르면 카스트로프는 KFA 소속이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나 쾰른을 거쳐 지난시즌까지 미로슬라프 클로제 감독이 이끄는 분데스리가 2부 뉘른베르크에서 주전으로 뛴 카스트로프는 2025~2026시즌을 앞두고 1부 묀헨글라트바흐로 이적했다.

독일 각급 연령별 국가대표로 꾸준히 선발된 그의 존재는 이르게 국내 축구계에도 알려졌다. 대표팀 코치진은 지난 상반기 유럽 출장 중 카스트로프의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한 적이 있다.

카스트로프는 물론 그의 가족 역시 국내 언론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의지를 보이면서 홍명보호 입성이 화두로 떠오른 적이 있다. 다만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가 합류하는 과정에서 절차적으로 풀어야 할 행정상 문제와 더불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이 진행 중인 시기를 고려해 당장 발탁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관찰할 뜻을 밝혔다. 또 카스트로프가 상반기에 무릎 부상을 입기도 했다.

대표팀은 지난 6월 북중미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지난달 동아시안컵에서 국내파 자원을 실험하는 등 내년 6월 열리는 본선 경쟁력 확보에 한창이다. 카스트로프의 합류 역시 고려할 시점이 됐다는 의미다. 그는 최근 KFA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겠다는 의지를 재차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KFA는 선수 동의를 얻어 소속 협회 변경 절차를 진행했다.

카스트로프는 현재 부상을 이겨내고 묀헨글라트바흐의 프리시즌 친선전을 소화 중이다. 차주 개막하는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면 9월 미국 원정 A매치 2연전(미국·멕시코)을 앞둔 대표팀에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카스트로프가 대표팀에 가세하면 어떻게 활용될까. 그의 주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공격형, 수비형 모두 능하다. 2년 전 뉘른베르크가 스리백을 시행할 땐 오른쪽 윙백으로도 뛰었다.

현재로서는 중원 자원으로 우선 실험받을 가능성이 크다. 정확하게는 ‘볼란치’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3선은 황인범(페얘노르트)이 주력으로 뛰는 가운데 박용우(알 아인)가 파트너로 나섰다. 다만 박용우가 수세시 약점을 줄곧 노출했다. 다만 마땅한 대체자가 없어 그 역시 여러 부담을 안았다.

그러다가 동아시안컵 기간 서민우(강원FC)가 대표팀 코치진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3선 뎁스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데 국제 경쟁력은 아직 물음표다. 카스트로프는 당장 박용우는 물론 중원 의존도가 큰 황인범까지 대체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또 대표팀은 동아시안컵 기간 스리백을 실험했는데, 윙백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카스트로프도 실험할 수 있다.

물론 그에 앞서 대표팀 문화에 녹아드는 게 관건이다. 이제까지 혼혈이나 귀화 선수를 중용한 적이 없는 대표팀인 만큼 카스트로프가 기존 주력 요원과 시너지를 내려면 본인이 먼저 다가서려는 노력과 더불어 동료의 여러 배려가 필요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