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고양=원성윤 기자] “자, 이제 출격 준비/ 나 오늘 폼 미쳤다/ 길을 비켜라.” -영탁 ‘폼미쳤다’(2023)

출시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패밀리카, 캠핑카, 카고, 택시 등 변화무쌍하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었다. 뚜껑을 열고 보니 그간 연구진들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느껴졌다. 시승을 해보니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했다. ‘더 기아 PV5’ 이야기다.

운전석에 앉으며 센터패시아의 넓은 화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동안 EV9에서 선보였던 가로로 긴 디지털 클러스터(12.3인치) 보다 세로 비율이 더 늘어난 12.9인치다. 보기에 편할뿐더러 조작도 쉽다.

‘PV5’는 2,3열 탑승객이 앉을 수 있는 패신저 모델과 1열 이후 짐을 실을 수 있게 분리된 카고 모델로 나온다. 카고 모델은 리어 미러가 없다. 대신 디지털 미러를 통해 후방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는 극단적인 효율성을 추구한 데서 나온 혁신적 발상이다. 후방 확보를 위해 공간을 비우게 되면 그만큼 짐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뺏기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실내 공간 공간 극대화로 이어졌다. 전장은 카니발(5155mm) 보다 짧다(4695mm)다. 그런데도 공간이 전혀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장 대비 휠베이스가 길고 운전석을 앞으로 당겼기 때문에 가능하다. PE 룸 내 모터, 감속기 등 부품 위치를 낮춘 덕분이었다. 때문에 스포티지급 전장(4660mm)에도 카니발급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혁신은 또 있다. 가속력이 남다르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5.5kg.m다. 고스펙 전기차에 비하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도로에서 밟아보면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주행질감이 훌륭해 놀랄 정도였다. 시속 140㎞로 제한된 게 아쉬울 정도였다.이 정도 가속력이라면, 짐을 많이 싣고 언덕에서 올라갈 때도 밀리거나 할 염려가 전혀 없어 보였다. 차체도 크지 않기 때문에 골목 구석구석 누비고 다닐 모습이 벌써 그려졌다.

이는 명약관화하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실제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었다. 가령 휠체어 이용자와 장애인 택시 운영 관계자에게 개발 중인 차량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설계에 충분히 반영했다. 고양 킨텍스에서 전시된 차량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우체국 배송 차량에서부터 DHL배송 택시, 세스코 차량, 카카오 택시 등 다양한 차종으로 변화가 가능한 모습이었다.

전기차로서 장점을 살린 캠핑카로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3열 뒤 전기를 꽂아 캠핑을 넉넉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놨다. 그 때문에 PV5가 다양한 형태로 거리를 휩쓸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