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비버·클로에 세비니, 뉴스위크·CNN 등 美 대중문화계 호평

“문화적 전환점” 맞은 캣츠아이…방시혁 의장 구상 ‘K팝 방법론의 세계화’ 결실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갭(Gap)’ 데님 캠페인으로 미국 연예계와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팝 시스템으로 탄생한 그룹의 주류 시장 안착은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K팝 세계화 전략이 결실을 맺은 효과로 해석된다.

캣츠아이가 출연한 ‘갭’의 2025 가을 캠페인 ‘베터 인 데님(Better in Denim)’ 광고 영상이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광고 영상은 열흘 만에 인스타그램에서 4300만, 틱톡에서 420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갭’ 역사상 가장 바이럴된 캠페인으로 등극했다.

영상은 캣츠아이와 30명의 다인종 댄서들이 Y2K 감성을 떠올리는 켈리스(Kelis)의 2000년대 히트곡 ‘밀크셰이크(Milkshake)’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을 담았다. 영상 설명에는 “데님은 당신이 정의하는 것. 당신의 개성. 당신의 자기표현. 당신의 스타일. 혼자서도 강력하다. 함께라면 더 빛난다”는 문구로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공동체의 조화를 강조했다. 중독성 있는 안무는 온라인에서 댄스 커버 영상을 양산했다.

미국의 유명인사들은 광고 영상에 지지를 표했다. 배우 겸 사업가 헤일리 비버는 “훌륭한 크리에이티브 기획이다. ‘갭’은 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데님 브랜드”라며 영상을 공유했다. 배우 클로에 세비니가 “이 모든 게 마음에 든다”는 댓글을 달았고, 케리 워싱턴, 민디 캘링도 영상에 감탄사를 남겼다.

미국 언론은 ‘갭’ 광고의 진정성과 포용성이 대중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갭’ 광고가 “대표성·진정성·자기 정의적 스타일을 중시하는 세대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다양성이 이 광고의 확산에 기여했다”며 금발에 파란 눈을 우위에 두며 우생학 논란까지 일었던 ‘아메리칸 이글’ 광고와 대조적이라고 짚었다. 하퍼스 바자는 ‘갭’이 강조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다양한 배경을 지닌 글로벌 걸그룹(캣츠아이)보다 더 적합한 대표자는 없을 것”이라 평했다.

대중문화 전반에 미치고 있는 캣츠아이의 영향력에도 주목했다. 틴보그는 “음악 산업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온 것처럼, 캣츠아이는 패션·뷰티 분야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 역시 ‘갭’이 “캣츠아이와 같이 문화적 전환점을 맞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기용해 왔다”며 캣츠아이의 음악을 넘어선 파급력을 조명했다.

캣츠아이는 이달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에서 낮 공연 최고 기록인 8만5000명의 관객을 모으며 미국 대중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페스티벌 무대가 화제가 되며 ‘가브리엘라(Gabriela)’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자체 최고 순위로 재진입했으며, 오는 11월부터 열리는 북미 13개 도시 투어는 전석 매진됐다.

데뷔 1년을 갓 넘긴 신인 그룹이 ‘갭’ 모델로 선정된 점도 상징적이다. ‘갭’은 미국 주류 문화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마돈나, 제시카 알바, 타일라 등 톱스타를 모델로 발탁해왔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갭’과 캣츠아이가 “대담하고, 표현력이 풍부하며, 포용적인 시각을 공유한다”며 협업 배경을 밝혔다. 나아가 캣츠아이가 “다문화적 시각과 대담한 자기표현을 통해 글로벌 청년 문화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예 팝스타에서 문화적 아이콘으로 부상한 캣츠아이의 성과는 K팝 시스템의 세계화 전략이 유효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캣츠아이는 2023년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글로벌 걸그룹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를 통해 2024년 8월 탄생했다.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로 구성된 K팝 스타일 글로벌 그룹은 방시혁 의장의 “오랜 꿈”이기도 했다. 방시혁 의장의 구상에 따라 전 세계 12만 명의 지원자 중 한국·필리핀·스위스·미국 출신의 멤버들이 선발됐고 K팝 시스템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방시혁 의장은 ‘드림 아카데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다름을 극복하고 꿈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통해 하나가 됐다”며 “전 세계가 그룹의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하이브 아메리카는 캣츠아이에 이어 두 번째 글로벌 걸그룹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하이브X게펜 레코드는 지난 7일 ‘월드 스카우트 더 파이널 피스(WORLD SCOUT THE FINAL PIECE)’를 통해 일본에서 대규모 오디션을 실시, 미국에서 트레이닝과 경연을 거쳐 최종 멤버를 선발한다고 밝혔다. K팝 제작 시스템의 세계화 실험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모인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