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FC안양이 FC서울과 K리그1 ‘연고지 더비’에서 역사적인 첫 승리를 따냈다.

유병훈 감독이 지휘하는 안양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토마스, 모따의 연속포로 2-1 신승했다.

안양은 시즌 첫 연승을 포함해 승점 33(10승3무15패)을 기록, 11위에서 9위로 올라섰다. 8위 울산HD(승점 34)와 승점 차가 1에 불과하다. 또 이번시즌 1부에 올라온 뒤 과거 연고지 문제로 얽힌 서울과 ‘신 라이벌전’에서 이전까지 1무1패에 그쳤는데, 세 번째 만남에서 고대하던 첫 승리를 거뒀다. 반면 서울은 2경기 만에 다시 패하면서 승점 40(10승10무8패)으로 제자리걸음, 5위에 머물렀다.

서울 김기동 감독은 직전 라운드 울산HD전 승리 멤버를 대거 투입했다. 조영욱과 둑스, 황도윤, 이승모, 안데르손 등이 선발진에 포함된 가운데 ‘경고 누적’으로 울산전에 뛰지 못한 주장 린가드까지 가세했다.

안양 유 감독은 유키치와 채현우, 김운, 마테우스 등을 선발진에 배치했다. 브라질 공격수 모따와 야고를 벤치에 두면서 후반을 대비했다.

뚜껑을 열자마자 안양은 변칙적인 수비 전술로 서울을 압박했다. 전방 압박을 비롯해 토마스를 2선과 3선, 왼쪽 측면까지 전략적으로 뛰게 하며 서울의 공격을 제어했다. 유키치도 수세시엔 왼쪽 측면으로 내려와 힘을 더했다.

전반 3분 안양이 빠르게 역습으로 돌아서 유키치가 왼쪽 측면 뒷공간을 두드렸다. 이어 그의 패스를 받은 김운이 오른발 슛했는데 서울 골키퍼 최철원이 잡아냈다. 그러나 안양은 1분 뒤 기어코 선제골을 낚았다. 전방 압박 과정에서 토마스가 하프라인 위에서 공중볼 경합한 뒤 머리로 마테우스에게 공을 내줬다. 그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자 토마스는 문전으로 쇄도했다. 마테우스의 크로스 때 절묘하게 서울 최후방 수비 사이 공간을 파고든 뒤 가슴으로 제어했고,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르게 일격을 당한 서울은 린가드, 안데르손, 최준이 연달아 안양 골문을 두드렸지만 여의찮았다. 오히려 전반 33분 안양이 다시 역습 기회에서 마테우스가 상대 가랑이 사이를 파고드는 재치 있는 패스를 보낸 뒤 유키치가 왼쪽 측면에서 50여m 단독드리블했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까지 질주해 왼발 슛했는데 최철원 골키퍼가 가까스로 다리로 막아섰다.

서울은 전반 39분 최전방 둑스를 빼고 루카스를 투입했다. 그리고 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기회를 잡았다. 공격에 가담한 야잔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보낸 크로스 때 루카스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슛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안양 수문장 김다솔 품에 안겼다. 서울은 전반 종료 직전 최준이 위력적인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김다솔이 몸을 던져 쳐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양 팀은 변화를 줬다. 서울은 이승모를 빼고 류재문을 넣으며 3선에 변화를 줬다. 안양은 채현우 대신 브라질 공격수 야고를 넣었다.

추격 속도를 올린 서울은 후반 킥오프 2분 만에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지속해서 위협적인 크로스를 보낸 왼쪽 풀백 김진수가 다시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예리하게 크로스했다. 조영욱이 골문 왼쪽에서 발을 갖다댔는데 공이 닿지 않고 그대로 빠졌다. 이때 막아서던 권경원 발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양 팀 승부는 더욱더 뜨거워졌다. 후반 4분 유키치가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서울 최철원이 선방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조영욱과 김운이 골문 앞에서 위치 싸움을 벌이다가 충돌했다. 양 팀 선수가 뜯어말렸다.

서울은 후반 13분 안데르손이 조영욱과 원투 패스에 이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슛, 2분 뒤 김진수가 위협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각각 안양을 두드렸다.

안양은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21분 유키치, 김운을 빼고 모따와 문성우를 넣어 승부를 걸었다. 서울도 5분 뒤 황도윤 대신 정승원을 내보내며 중원에 힘을 줬다.

용병술로 희비가 엇갈렸다. 후반 33분이다. 서울이 중원에서 류재문이 공을 잡고 돌아서 패스하려다가 빗맞았다. 공을 낚아챈 토마스가 마테우스에게 침투 패스, 역습으로 나섰다. 그가 재차 서울 오른쪽 측면 뒷공간을 파고든 야고에게 연결했다. 야고가 왼발 슛을 시도했는데 최철원이 미끄러지며 쳐냈다. 그러나 모따가 달려들어 가볍게 밀어 넣었다. 안양 팬은 환호했다.

다급해진 서울은 후반 37분 조영욱과 린가드를 빼고 천성훈과 문선민을 투입했다. 그러나 안양은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뽐내며 서울의 반격을 제어했다. 결국 유 감독의 지략과 용병술, 서울전 1승을 향한 선수의 투혼이 빛난 안양이 적지에서 승점 3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