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고양·양주=원성윤 기자]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2002)
‘아이오닉’이 시장에 선보인지 정확히 10년이 됐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 한다. 그만큼 현대차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거쳐 지금 형태의 전기차로 진화하기 숱한 과정을 거쳤다. 마치 민물장어가 넓은 바다를 향해 갔다 산란기 때 다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처럼, ‘아이오닉’이 6까지 오는데도 그만한 거친 시간이 필요했다.


국내 전기차 중 최대 주행가능거리 562㎞(롱레인지 모델)를 달성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 서울~부산 주행이 충전 없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국내 전기차가 300~400㎞대 주행거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성취는 무척 대단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주행 성능에 가장 큰 공을 들인차다. 공기저항계수 0.21cd를 달성했다. 주행가능거리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공기저항계수를 0.01 낮추면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가 6.4㎞ 늘어난다. 유선형의 디자인 유형인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cfied Streamliner) 콘셉트를 바탕으로 듀얼모션 액티브 에어플랩, 덕 테일 스포일러, 에어 커튼, 에어로 휠 등 공기역학적 설계가 적용돼 이를 달성할 수 있게 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양주시까지 진행된 시승에서 느낀 감정도 다르지 않았다. 반응속도가 빠르다. 전기차가 너나 할 것 없이 빠른 응답성을 자랑하지만, ‘아이오닉6’가 특별한 건 가속 페달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페달감 덕분이었다. 딱딱하지 않은 주행질감을 선사하면서 운전자에게 가속을 하는 데 있어 긴장감을 덜 주게 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안락한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패밀리카보다는 개인형 차에 가깝다. 20~30대 젊은 세대가 오너 드리븐으로 구매할 수 있는 차다. 도심 주행에선 편안함을 고속도로와 국도 주행에선 경쾌하게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주행질감을 선사한다. 저항이 적은 타이어와 감응형 쇽업소버를 개선하며 현대차 연구진이 매진한 결과다. 후륜 모터에서 발생하는 소음 역시 흡음재를 잘 마감한 덕택에 이전 세대보다 나은 정숙성도 자랑한다.


이런 무수한 장점에도 적응에는 꽤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차다. 주행도 그렇거니와 좌우 사이드미러가 디지털로 대체돼 실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좌우 고개를 돌려 확인할 때 원래 돌리는 각도보다 좁게 돌려야 사이드 미러를 확인할 수 있다. 공기저항계수를 줄이느라 운전석의 헤드룸을 좁힌 탓에 전면 시야가 다소 좁게 느껴지는 것도 일정 부분 감안해야 한다.
전기차가 회생제동 시에 느껴지는 이질감도 적다. 부드러운 가속과 감속으로 멀미를 최소화하는 스무스(smooth) 모드를 적용했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을 적용해 전비를 조절할 수 있게 한 것도 영민해 보인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최저 4000만 원 초반대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4856만 원(E-Value+)에서 6132만 원(프레스티지 N 라인)까지 형성돼 있다. 주행질주를 할 준비가 됐다면, 충분히 선택지에 올릴 만한 차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