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실황 영화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

한국 대표 공연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 제작

작품 가치의 연속성 마련…전 세계 관객 만나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정해진 시즌, 공연장에서만 관람할 수 있었던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앞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다. 작품이 영화로 재탄생한 덕분이다. 배우들의 손끝 연기부터 흔들리는 눈빛, 양 볼에 흐르는 눈물과 땀까지 포착 가능하다.

뮤지컬 실황 영화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가 오는 18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이후 디즈니플러스 등 OTT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에 의해 영상화됐다. 2024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을 스크린에 담았다. ‘앙리 뒤프레/괴물’ 역 박은태와 ‘빅터 프랑켄슈타인/쟈크’를 맡은 규현 등이 출연한다.

작품은 인물들의 극적 대립을 초근접 촬영으로 제작됐다. 덕분에 오페라글라스로만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클로즈업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사운드와 4K 영상을 통해 공연장만큼 생동감 넘치는 관람이 가능하다.

EMK는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를 공개하기 전 “무대와 스크린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말 그대로 EMK가 무대를 영화로 옮겨올 때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EMK 김지원 부대표는 9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진행된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제작 배경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뮤지컬 영상화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영화로 상영되는 건 EMK의 사업 계획의 한 부분이었다. 2016년 뮤지컬 ‘마타하리’를 처음 창작했을 때부터 EMK의 모든 작품을 다큐멘터리로 남겼다. 공연이 끝난 후 무대가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또 한 작품의 기록이 언젠간 가치를 발휘할 것이라는 이유도 있다.

김 부대표는 “한국 뮤지컬은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와 달리 오픈런 시스템이 아니다. 공연에 제한 기간이 있어, 다음 시즌까지 2~3년, 길게는 4~5년 후 공연이 올라온다. 시즌마다 캐스트와 여건도 달라질 수 있다”며 “해외 관계자들을 포함해 전 세계에 작품을 알리고 싶은데, 제한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서 보게 한다는 건 물리적으로도 제약이 많다. 질 좋은 영상으로 남겨, 많은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EMK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 앞서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엘리자벳’ ‘팬텀’ 등 자체 창작한 작품들을 영화로 선보였다. 이어 OTT에 공개해 전 세계 뮤지컬 팬들의 소원을 이뤄줬다.

작품들이 영상화됐던 초기에 공연계의 반대가 있었다. 공연은 라이브로 즐겨야 하는데, 영상으로 박제하면 공연의 본질을 훼손해 ‘극장 시장을 죽인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EMK는 다른 방식으로도 공연을 즐기고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 기회를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라고 판단했다.

비판적인 시각은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바뀌었다. 당시 공연장은 물론 전 세계가 ‘락 다운(Lock Down)’ 됐다. 이때 영상화된 자료들이 빛을 발했다.

영상화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시대에 이미 해당 사업을 시작한 EMK에게는 큰 무기로 작용했다. 그동안의 노하우가 쌓여 다양한 콘텐츠로 즐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N차’ 관람이 많은 작품을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뷰까지 제공할 수 있었다.

뮤지컬 공연을 영화로 제작하는 것에 대해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말한 김 부대표는 “이탈리아 돌로미티 여행 영상을 봤다고 안 가도 되는가.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갈 것이라는 생각이 더 든다. 또 그곳에 다녀온 사람도 저 장소는 못 봤다며 다음에 가겠다는 마음을 품는다. 건강하게 선순환시키는 것이 바로 공연 영상이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제작사의 본업은 뮤지컬을 만드는 데에 충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좋은 작품에 영상화 사업을 더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대표는 “뮤지컬을 영상화하는 사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꾸준히 이어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공연 영상에 의미 있는 사업 영향을 확장하고 싶다. 계속 연결된다면 다른 부분에서도 제안할 볼거리를 마련하고 싶다”며 “최근 K-콘텐츠가 강세다. 이젠 K-뮤지컬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 뮤지컬의 우수성과 배우들의 놀라운 재능과 매력을 맘껏 보여줄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로 확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MK의 작품들은 OTT 등 영상 매체와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나라별 관객의 취향에 따라 패키지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