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이 씨는 15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139기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에 참석했다.
짧은 머리에 검은 티셔츠,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취재진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늠름한 모습을 보였다. 입영식에는 모친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여동생 원주 씨가 동행했으며, 이재용 회장은 업무상 참석하지 못했다.
200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진 그는 장교 지원을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복수 국적자가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선 외국 국적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이지호 씨가 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지호 씨는 일주일간의 기초 훈련을 마친 뒤 11주간 장교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오는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한다. 이후 의무 복무 기간 36개월을 포함해 총 39개월간 군 생활을 하게 된다. 그는 함정 통역 장교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특권을 내려놓고 병역 의무를 이행한 사례”라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평가한다. 실제 병역 대상자 중 미국 영주권·시민권을 포기하고 장교로 자원입대한 사례는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5년간 539명에 불과하다.
재벌 총수 일가 자녀들의 장교 복무는 드문 편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는 2014년 해군 학사사관으로 입대해 청해부대 등에서 복무했고, 한화그룹 김동관·김동원 부회장·사장 형제는 공군 장교로 병역을 마쳤다.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도 ROTC 출신으로 육군에서 복무했다.
이지호 씨는 재계 1위 삼성 후계자라는 배경을 넘어, 군 장교로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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