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가 서른 번째 막을 내렸다. 30주년을 맞은 만큼 화려하고 풍성한 축제의 장이었다.
30주년 부국제는 지난 17일 개막해 26일 폐막했다. 64개국에서 241편이 공식 초청된 올해 부국제는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87편을 포함해 총 328편이 부산 일대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당초 10월 초에 개막하던 부국제는 올해 추석 연휴와 전국체전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9월 중순 개막했다. 앞당겨진 일정에도 불구하고 올해 총관객 수는 23만869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만5238명을 훌쩍 뛰어넘은 숫자다.

◇ 제1회 부산어워드, 영광의 얼굴은 만장일치 ‘루오무의 황혼’

올해 부국제는 처음으로 경쟁부문 ‘부산 어워드’를 신설했다. 총 14편의 작품이 초청된 가운데 영광의 초대 대상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장률 감독의 영화 ‘루오무의 황혼’이 차지했다.
앞서 영화 ‘춘몽’으로 2016년 부국제 개막작을 장식했던 장률 감독은 제1회 ‘부산어워드’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폐막식까지 진출했다. 장률 감독은 “함께한 배우와 제작진, 그리고 영화를 촬영한 중국 어메이산 주민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감독상은 ‘소녀’ 서기 감독, 심사위원 특별상은 ‘충충충’ 한창록 감독, 배우상은 ‘지우러 가는 길’ 이지원,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 키타무라 타쿠미, 아야노 고, 하야시 유타(앙상블), 예술공헌상은 ‘광야시대’ 류창, 투난 미술 감독이 수상했다.
◇ 李 대통령→매기 강 감독·밀라 요보비치, BIFF 빛낸 손님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김혜경 여사와 함께 부국제 공식 상영작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국 영화 제작 생태계가 나빠지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영화 산업이 근본부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부국제에선 국내 최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싱어롱 상영회가 열려 관객들을 열광하게 했다. 연출을 맡은 매기 강 감독도 ‘케데헌’ 오픈토크와 특별 프로그램 ‘까르뜨블랑슈’,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등에 참석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는 총 7036명의 영화인이 부국제에 참석했다. 부국제 첫 방문자인 마이클 만과 마르코 벨로키오, 기예르모 델 토로, 션 베이커 감독과 한국의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감독도 반가움을 샀다. 배우 줄리엣 비노쉬, 양조위, 밀라 요보비치, 서기, 니시지마 히데토시도 자리를 채웠다. 더불어 깜짝 게스트로 그룹 블랙핑크 리사가 참석하며 반가움을 더했다.
◇ 광고는 줄었으나…여전한 OTT 존재감

올해도 부국제는 미공개 드라마 시리즈를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온 스크린’ 섹션을 통해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 ‘로맨틱 어나니머스’ ‘이쿠사가미: 전쟁의 신’ ‘회혼계’, 티빙 ‘친애하는 X’, 디즈니+ ‘탁류’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란’이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통상 예술성을 지닌 독립영화가 개·폐막작으로 선정됐던 과거 사례를 짚어봤을 때 이례적인 선택이다. 다만 당시 영화의 전당 인근에 위치한 KNN 타워 외벽이 넷플릭스 광고로 뒤덮이며 영화제가 OTT 홍보의 장으로 주객전도 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 역시 다수의 OTT 시리즈가 초청,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프랑켄슈타인’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다만 지난해만큼의 공격적인 홍보 전락은 취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GV 매진 행렬과 오픈토크가 문전성시를 이루며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