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022년 이후 ‘3년 만의 9위’
시즌 시작부터 곽빈 등 주요 전력 이탈
시즌 도중 이승엽 감독도 지휘봉 내려놔
박준순, 오명진 등 내야 세대교체는 성공적

[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3년 만의 9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10개구단 모두 그랬겠지만,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두산이다. 그래도 희망은 봤다. 좋지 않은 성적 속에서도 내야 세대교체라는 수확을 얻은 한 해다.
두산은 2025시즌을 61승6무77패로 마쳤다. 10개팀 중 9위다. 2022시즌 이후 3년 만에 다시 9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2023~2024년 모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던 만큼,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인 건 분명하다.

시즌 시작 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토종 에이스’ 곽빈이 시범경기를 소화한 후 내복사근 부상을 당했다. 불펜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했던 홍건희, 이병헌, 최지강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국내 1선발과 필승조가 애를 먹으니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 투수들도 아쉽다면 아쉽다. 1선발 역할을 기대하고 데려온 콜 어빈은 시즌 내내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볼넷이 많으니 이닝 이터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잭 로그도 슬라이더를 다듬으면서 점점 나아지긴 했지만, 초반에는 기복을 보였다.

이때 타격 부진까지 겹쳤다. 투타 밸런스가 완전히 맞지 않는 시즌을 보냈다. 중위권 근처에서 버티는 듯 보였지만, 5월 말부터 서서히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9위라는 결과는 사실상 그때 결정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이승엽 감독도 시즌 중 성적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래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 시즌은 분명 아니다. 가장 큰 수확은 역시 내야 세대교체다. 올시즌 두산 최대 과제이기도 했다. 허경민이 프리에이전트(FA)로 팀을 떠났고, 김재호도 은퇴했다. 새로운 젊은 자원이 필요했던 상황. 적절한 자원을 빠르게 찾는 데 성공한 듯 보인다.

그 중심에 박준순이 있다. 2025 신인 드래프트 전체 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타격에서 마음껏 재능을 발휘했다. 오명진도 잠재력을 터트렸다. 이유찬은 시즌 대부분 시간을 주전 유격수로 보냈다. 이에 더해 막바지에는 전역한 안재석까지 존재감을 발휘했다. 순식간에 내야 뎁스가 깊어졌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다. 9위라는 숫자를 잊지 않으면 좋겠다. 다음시즌에도 두산 야구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행의 말처럼 야구는 끝나지 않는다. 다음시즌이 있다. 올해 힘겨웠지만, 그래도 2026년을 꿈꿀 만한 성과를 남긴 두산이다. skywalker@sportsseoul.com